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수집가 Mar 23. 2024

남편과 밥 먹고 대화하며 웃는게 행복이지

남편과 한시간 점심데이트

점심시간에 남편과 같이 밥을 먹었다. 메뉴는 황태콩나물해장국과 부추전.


남편이 평일 쉬는 날에, 종종 점심약속을 잡아서 같이 먹는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둘이 데이트하는 기회가 전에 비해 정말 적어져서 이렇게나마 둘만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참 소중하다.


물론 아이와 셋이 함께하는 시간도 정말 좋다. 그래도 남편과 둘만의 시간도 꼭 필요하다. 그래서 긴 시간은 아니더라도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에서 같이 밥 먹고 카페 가는 점심데이트가 너무 좋다.




점심시간이 돼서 서둘러 남편과 만나기로 한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 들어서니 정중앙에 자리 잡고 앉아 있는 남편 눈에 들어왔다. 집에서 늘 보는데도, 이렇게 밖에서 보면 왠지 더 반갑다. 반가운 마음에 웃으며 남편 앞에 앉았다.


자리에 앉으니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는 따끈한 해장국이 나왔다.


이 날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웠는데 이런 날에 딱 먹기 좋은 국밥이었다.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식사도 맛있게 했다. ‘맛있다 맛있다’를 여러 번 말하며, 뜨거운 국밥을 잘도 먹었다.


남편과 국밥집에서 밥 먹는 아주 평범한 시간이었지만, 이 평범함이 주는 행복을 온 마음으로 만끽했다. 행복은 나의 보통 일상이라는 것을 느낀다.


남편과 마주 보고 앉아
맛있는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며
웃을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임을 느낀다.




이렇게 식사를 하고,  근처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차를 마시는 내내 우리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보통 남편과 있으면 내가 말을 재잘재잘 많이 하고, 남편은 잘 들어주는 편이다. 내 이야기를 듣다가 남편도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한다.


나는 말하는 걸 좋아하는데 특히 남편 앞에선 더 수다쟁이가 된다. 우리 이야기의 주된 주제는 아무래도 수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수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끊임없이 말이 이어졌다.


남편이 없는 시간에 내가 본 수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풀어놓았다. 남편은 차분하게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미소 짓기도 하면서 잘 들어주었다.


남편과 대화하면 항상 재밌다. 내가 내 얘기를 실컷 하는 것만으로 재밌다고 느끼는 것 같다.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 나지만 그렇다고 주변에 아무에게나 이렇게 내 얘기를 하진 않는다.


남편이라서 편하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남편은 내 얘기를 항상 덤덤히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이 있으면 그에 대해서 얘기도 해준다. 나 혼자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주고받는 대화가 이어진다.


내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고,
내 얘기를 들어주는
남편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내 곁에 이런 존재가 있다는 게
든든한 행복으로 느껴진다.




이렇게 점심시간의 짧은 데이트를 하고 남편은 회사 근처까지 나를 데려다주었다. 추워서 남편의 팔짱을 꼭 끼고 걸어갔다.


아이와 같이 다니면 아이를 챙기느라 아이 손을 잡고 다니는데, 남편과 둘이 있으니 남편옆에 꼭 붙어서 걷는 그 순간도 행복했다. 연애할 때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전까지 우리는 매일 둘이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자주 산책도 하고 데이트를 했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이런 시간이 줄어들어서, 가끔 둘이 손잡고 걷는 시간이 더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바람이 많이 불어 추운 날이었지만, 남편과 함께하며 마음에 온기는 더 따뜻해진 행복한 시간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날 안아주는 남편에게 설렌 아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