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가 이뻐지고 업무 환경이 개선되었다
글씨 연습을 두 달 동안 하다 보니 글씨체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글씨체 변화도 눈에 띄게 보이지만 또 하나 확실한 변화는 간단한 메모를 적을 때라든지 손글씨를 모든 순간에 신경 써서 적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간단히 서명이나, 메모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대충 휘갈겨 썼다면, 이제는 영수증에 적는 서명이나, 아이 유치원 키즈노트 투약의뢰서 작성 할 때 적는 서명에도 신경 써서 또박또박 적게 되었다. 이게 아주 별거 아닌 거 같지만 내가 작은 부분도 신경 쓰고 의식하면서 글씨를 또박또박 적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내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아 기분이 좋고 만족스럽다.
그리고 글씨체에는 그 사람의 성향이 드러난다. 글씨를 정성스럽게 반듯하게 적는 사람은 모든 일에 정성과 최선을 다할 것만 같다. 물론 악필이지만 성격이 너무 좋고 훌륭한 사람도 굉장히 많다. 실제 내 주변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 글씨체의 모양을 가지고 사람들을 일일이 비교하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글씨라는 것은 내가 신경을 쓰고 노력하는 만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글씨가 참 이쁘다면 그 사람은 이걸 위해 많이 노력했을 거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다. 악필이어도 살아가는데 크게 문제 되지 않는데, 내가 쓰는 글씨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 사람은 작은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세심한 노력을 하는 성품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이쁜 글씨를 쓰면 글씨를 쓰는 당사자도 기분이 좋지만, 이쁜 글씨로 쓴 편지나 메모를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 나도 누군가에게 편지를 받았을 때, 편지의 내용도 좋은데,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서 정성을 담아 쓴 글씨체를 보면 이 사람이 이 편지에 얼마나 정성을 다 했는지 느껴져서 더 감동을 받는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고
신경을 많이 썼구나 하는 느낌의
이쁜 글씨가 주는 긍정의 힘이 분명히 있다.
나도 연습을 통해 점점 나아지는 내 글씨를 보면, 이젠 내가 쓴 노트를 보는 게 즐겁다.
이전엔 글자에 균형이라곤 하나도 안 맞고, 대충 쓴 것처럼 보이는 내 글씨가 마음에 안 들었다. 신경 써서 쓴다 해도 이쁘게 잘 안 나와서 왜 그렇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신경 써서 쓴 게 아니었다.
진짜 마음을 다해 글씨를 쓰면 글씨는 점점 더 나아질 수밖에 없다.
이제 내 글씨가 스스로도 좀 만족스러워지자 내 사무실 책상 모니터에 붙여놓은 업무용 포스트잇을 다 새로 바꿨다. 펜의 잉크가 바래서 글씨가 희미해진 것도 많았고, 정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대충 쓴 글씨를 다 바꿔버렸다.
깨끗한 새 포스트잇에 또렷하고 반듯한 글씨로 다시 적었다. 그렇게 새롭게 태어난 포스트잇을 붙이고 정리하니, 내 책상이 더 산뜻해졌다.
포스트잇을 새로 바꾼 김에 책상 정리도 싹 다시 했다. 구석에 쌓아놓은 서류뭉치들을 다 정리하고 배치도 좀 바꿨다. 책상이 아주 깔끔하고 단정해졌다. 내 마음에 드는 책상이 되었다.
예전 내 책상은 얼핏 보면 정리가 된 것 같은데 자세히 보면 정리가 하나도 안돼있고, 너저분했는데 이제 그 느낌이 없어지고 상큼해졌다. 글씨 하나 바뀐 걸로 인해 내 업무 환경이 쾌적하게 변했다.
내 마음에 드는 이쁜 글씨가
내 삶의 작은 부분도 만족스럽게 만들어준다.
정말 기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글자 한 글자 신경 써서 적는 내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래서 오늘도 기분 좋게 글씨 연습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