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수록 점점 발전하는 손글씨
손글씨 연습을 하면서, 이쁜 손글씨를 쓰는데 아주 중요한 몇 가지 포인트를 발견했다.
글씨를 쓰는 속도, 종이의 질감, 펜을 잡는 손모양, 펜 종류 이렇게 4가지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 글씨를 쓰는 감각을 익히는 것. 이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중요한 포인트에 대해서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적어보고자 한다.
이쁘고 반듯한 글씨를 쓰려면 빨리 쓰면 안 된다. 한 자 한 자 천천히 써야 글의 모양이 제대로 나온다. 이전에 나는 글 쓰는 속도가 빨랐다. 누가 잡으러 오는 것도 아닌데 글씨만 쓰면 왜 이렇게 손이 빨라지는지, 그러니 글씨가 반듯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마음잡고 글씨 연습을 하면서 한 글자 한 글자에 정성을 들이다 보니 글씨 쓰는 속도가 느려졌다. 조금 느긋하게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급하지 않게 천천히 쓰고 있다. 내 마음이 급하면 글자도 급하게 달아난다.
빠른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글씨연습의 가장 핵심 포인트는 천천히 쓰는 것이다.
종이의 질감에 따라서 글씨도 달라진다. 내가 손글씨 연습하는 노트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줄로 된 ‘옥스포드 서브책 스프링 노트’이고 재질은 ‘제지’이다. 하나는 모닝글로리의 줄 없는 무지 연습장인데 종이 질감이 조금 뻑뻑한 편이다.
종이의 질감이 다른 이 두 가지 노트로 연습을 하다 보니, 각각 다른 두 개의 노트에 더 잘 써지는 글씨체가 있었다. 옥스포드 노트에 잘 써지는 글씨가 연습장에는 잘 써지지 않았다. 처음엔 '왜 그렇지?' 하다가, 그 차이가 종이 질감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것도 신기했다.
글씨를 쓰는 사람은 나 한 사람인데, 종이의 종류에 따라 다른 글씨가 나온다는 것이.
그래서 한 가지 글씨체만 연습하지 않고 두세 가지를 연습해보고 있다. 여러 개의 나만의 글씨체를 만드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 종이 질감에 따라 더 잘 써지는 글씨체가 있어서 각 종이에 맞는 글씨를 연습하다 보니 글씨 쓰는 게 더 재밌다.
내가 좋아하는 글씨체가 잘 써지는 종이를 안다면, 노트를 고를 때 재질을 확인하고 고를 수 있어 좋을 것이다.
펜을 잡는 손모양도 중요하다. 손글씨 연습을 하기 전에는 내가 어떻게 펜을 잡는지 잘 의식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나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무의식 중에 펜을 잡고 썼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펜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글씨 모양이 확연히 달라지는 걸 본다.
글씨가 좀 더 잘 써지는, 나에게 맞는 손모양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손글씨 전문 유튜버들도 펜을 잡는 손모양에 대해서 언급한 것들이 있는데 그들의 방식이 나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나만의 방식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이렇게도 잡아보고 저렇게도 잡아보며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글씨가 만족스럽게 써진다 싶을 땐 내가 펜을 잡고 있는 모양과 감각도 익히려고 노력한다. 아까 글씨를 쓸 땐 참 마음에 들게 썼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다시 쓰려고 하니 그 글자모양이 안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아까 펜을 어떻게 잡았는지 생각하고, 펜을 잡는 위치를 이리저리 바꿔보며 잘 써지는 감각을 살리려고 한다.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 익숙해질 때까지, 내가 무의식에 펜을 잡아도 자연스럽게 글씨가 잘 써지는 방식으로 잡을 수 있도록 감각을 익히기 위한 노력 중이다.
[나에게 맞는 펜 고르기]
이전 글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데 펜의 종류에 따라서도 글씨가 완전히 달라진다.
https://brunch.co.kr/@lalla1021/325
평소에 일반적으로 쓸 때 쓰기 좋은 펜들이 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제트스트림 0.5가 현재까진 가장 좋다. 굵기도 0.5가 적당한 것 같다. 그리고 자바 e-office볼펜 0.7도 괜찮다. 글쓰기 유튜버 또딴님은 손글씨 교정 연습을 할 때 동아 미피 볼펜 0.5가 좋다고 추천했다. 그래서 이 볼펜도 사서 써보려고 한다.
이렇게 여러 종류의 펜으로 내가 써보고, 나에게 맞는 펜을 고르는 게 이쁜 손글씨를 쓰는 것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여러 가지 펜으로 써보는 게 재미도 있다. 처음에 펜을 이것저것 사봐야 해서 돈이 조금 들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이쁜 손글씨를 쓰고 싶다면, 펜을 고르는 게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추천한 펜을 몇 개 사서 써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손글씨 연습을 하면서 새롭게 배우고 알아가는 것들이 많다. 내가 원해서, 하고 싶어서 하다 보니 밤에 손글씨 연습을 한다고 필사를 하다가 밤 12시를 넘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피곤하다는 생각이 안 든다. 나의 에너지를 내가 원하는 곳에 쓸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손글씨 연습을 하면서, 그날 하루 나의 에너지를 아낌없이 다 쓰고 하루를 마무리하게 된다. 육퇴를 한 저녁에 이것저것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데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상이 생긴 것이 나에게 활력을 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나면, 참 뿌듯하다. 손글씨 연습을 하면서 내 시간을 더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손글씨를 연습하기 전 내 글씨와 연습을 하고 난 후인 지금을 비교해 보면 눈에 띄게 많이 발전했다.
노력의 양만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뚜렷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손글씨인 것 같다.
손글씨에도 정답은 없고 어느 글씨가 가장 이쁘다는 것은 없다. 모두 각자의 취향이 다르고, 기준이 다르다.
그래서 나는 나를 기준으로 두고 , 내가 볼 때 ‘아 내 글씨 마음에 든다’ 하면 그 글씨는 나에게 좋은 글씨다.
내 손글씨로 채워진 노트를 보며 이전보다 많이 나아졌구나, 발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손글씨 연습을 하며 쓴 필사노트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늘어날수록 내 실력도 점점 늘고 있다.
손글씨 연습을 통해
어제보다 나아진 오늘을 보며
매일 작은 성취감이 쌓여간다.
이 작은 성취감이 나에게 건강한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준다. 손글씨 연습은 내 마음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무엇하나 버릴 것 없는 참 좋은 습관이 하나 생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