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그 무언가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요즘 날 편안하게 하는 마음이 두 가지 있다.
집착하지 않는 것과
내가 바라는 무언가가 되지 않아도
지금 내 모습 그대로 충분하다는 것.
고타마 싯다르타는 번뇌는
집착에서 오는 것이라고 했다.
마음은 무엇을 경험하든 대게 집착으로 반응하고
집착은 항상 불만을 낳는다.
불쾌한 것을 겪으면 그것을 제거하려고 집착하고,
즐거운 것을 경험하면 그 즐거움을 지속시키려고
집착한다.
그러므로 마음은 늘 불만스럽고 평안하지 못하다.
지금 슬픔이나 기쁨이 왔을 때 그것을 피하거나,
잃지 않으려고 집착하지 않고
나에게 슬픔이 왔구나, 기쁨이 왔구나,
이 순간이 힘들구나, 이 순간이 좋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것.
거기에 어떤 생각이나 욕심을 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마음.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 내가 가진 것보다
더 깊이, 더 많이 바라지 않고
나에게 10이 있으면 10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아닐까.
이런 마음엔 불평이 있을 수 없다.
상대가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되어주기를
집착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은 욕심에 집착하지 않고
내 부족한 점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것에 집착을 내려놓으면
그 어떤 것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평안함이 있다.
마음이 소란스러워진다 싶을 때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그것의 원인은 집착일 때가 많다.
나도 모르게 집착할 때가 많다. 습관처럼.
어쩌면 우리는 모든 것에 집착하도록
길들여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인간관계에, 승진에, 성공에.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기보단
계속 더 높은 것에 집착하게끔
이 세상이 만든 분위기에 휩쓸려
내 마음이 지금의 자리에 안정적으로
발을 붙이지 못하고
계속 허공을 떠다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저 위에 있는 것에 집착하며
허공에 떠있는 마음은 편할 수가 없다.
그래서 집착은 불평과 불만족을 일으키고
평안이 없이 늘 불안함을 안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난 이제 이런 집착에서 벗어나고 싶고,
또 실제로 많이 벗어난 것 같다.
지금 내 마음은 매우 평안하고 만족스럽다.
지금 내 삶에 만족하고 매일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언젠가부터 찾아온 이 평안은
내가 지금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기 원하는
집착이 결코 나를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집착에서 멀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만 해도
얼마나 풍성한지,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며 마음이 매우 평안해졌다.
내가 바라는 그 무언가가 되지 않아도
지금 내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괜찮다.
지금보다 더 커져 있는 나,
조금 더 특별한 타이틀을 얻은 나,
무언가 성과를 얻은 나.
그런 내가 아니어도
지금 이대로의 나도 괜찮다는 마음이
날 편안하게 한다.
이전엔 지금과 다른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계속 그 무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목표가 있어야 하고
이루고 싶은 목표가 없는 건 나태한 삶인 줄 알았다.
그런데 특별한 목표가 없어도
무언가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내가 나의 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며
내가 원하는 것으로 내가 주도하며 사는 하루는
내 삶을 충분히 정성스럽고 성실히 살게 한다.
어떤 목표가 날 성실히 살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내 삶을 대하는 마음의 태도가
열심히 살게 하는 것이다.
목표가 없다고 대충 사는 게 아니다.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이
내 삶을 사랑하는 나의 최선이다.
목표에 집착하며 살던 때보다
집착을 내려놓고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사는 지금이
더 행복하고 더 만족스럽다.
세상은 내가 앞으로 계속 나아가지 않으면
나태하고 게으른 삶을 살다가 망할 것처럼 말하며
불안함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불안함을 열심히 살아야 할 원동력으로
삼아 살게 한다.
나를 살게 하는 연료가 불안함이라면
앞으로 나아간다 해도 얼마 나가지 못하고
지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자꾸 ‘인생에는 목표가 있어야 해’ 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생이 괴로운 것이다.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불안하고 초조하고 괴로운 것이다.
나는 지금 이대로도 좋다.
굳이 지금보다 더 위로, 더 앞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
그냥 지금 내 마음은 그렇다.
무언가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의 내가 좋다.
충분하다.
내가 만족하면 됐지.
이 마음이 날 편안하게 한다.
내가 도전하고 싶은 것도 억지로 떠밀려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원했을 때 하고 싶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가만히 있으며 안될 것 같아서 하는 도전이 아니라
내 마음이 설레서,
내 마음이 원해서 하는 도전을 하고 싶다.
지금이 좋으면 그냥 이대로 있고,
하고 싶은 게 생기면 그때 해도 충분하다.
분위기에,
다른 사람들 소리에 휩쓸려하는 건 그만하고 싶다.
내 마음이 해보라고 날 일으킬 때 무언가 해보고 싶다.
그렇게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며 살고 싶다.
남이 시키는 걸 하며 살기엔 내 인생이 아깝다.
당장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게 인생이고,
내가 죽는 날이 언제인지도 모르기에
매일 하루가 소중하다.
내 마음이 시키는 것을 하며 살기에도 짧은 인생이다.
그렇기에 매일 하루 나에게 집중하고
내 마음이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이 아름다운 하늘을,
나무를, 햇살을, 윤슬을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고 웃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지금 내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내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에 감사하며
내 삶의 충만함을 느끼고 충분히 만족한다.
앞으로만 나가려고 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생각도 하고 이 자리에서 가만히
내 주변을 돌아보며 음미한다.
멈춤의 시간을 통해 나를 깊이 들여다보고
나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나로 있는 것의 행복함을 느낀다.
무언가가 되지 못한 내가 아니라
‘그냥 지금의 나’를 오롯이 그대로 느낀다.
지금이 좋다.
지금의 내가 좋다.
지금 이 순간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실컷 좋아하며
그냥 그렇게 살고 싶다.
특별한 목표가 없으면 뭐 어떤가.
순간순간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선택하고,
순간의 행복에 감사하며 살다 보면
삶은 내 생각보다 더 좋은 길로 날 이끌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