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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Jul 03. 2023

핸드폰 앱 알림을 다 껐다.

삶의 질이 더 좋아졌다.

알림이 켜져 있던 블로그, 인스타의 알림을 껐다. 그랬더니 폰이 조용해지고 잠잠해졌다. 카톡 연락도 그리 많이 오는 편이 아니고, 단톡방은 알림을 꺼두었다.


이전에 블로그 알림을 켜 두었더니, 폰을 열면 블로그 알림이 줄줄이었다. 그래서 무심코 폰을 열었다가 알림을 보고 들어가 지금의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어느새 블로그 탐방을 하고 돌아왔다. 블로그 댓글은 답글을 항상 다는 편이라, 확인을 하고 답글을 남기는데 알림을 확인하고 나서 답글을 바로 달지 않는 게 괜히 찝찝하여 확인하고 바로 답글을 달기도 했는데, 사실 내가 실시간으로 답글을 달지 않아도 아무 상관 없고, 알림은 하루에 한 번만 확인해도 족하다.


그런데 내 글에 댓글이 달렸다는 알림이 뜨니 다른 사람이 무슨 댓글을 달았을까 궁금해지고, 알림을 냉큼 클릭해서 읽어본다. 댓글 알림이 뜨면 항상 궁금해서, 지금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확인을 하곤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제일 먼저 보는 게 블로그 댓글 확인이었다. 한동안 이렇게 지내다가, 어느 순간 이 생활에 피로감을 느꼈다.


난 브런치보다 블로그를 먼저 시작하고,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었다. 블로그는 이웃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가볍게 들렀다 가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조회수도 비교적 쉽게 올라가고, 지나치듯 방문한 사람들은 가벼운 댓글도 하나 달고 간다.


글을 진심으로 읽어주고, 진심 어린 댓글을 달아주며 찐소통 하는 이웃들도 있지만 형식적이고 홍보목적으로 댓글을 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내 글에 일단 댓글을 달아주었다는 것으로, 내 블로그에 잠시 머물러 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일일이 그에 대해 답글을 달며 반응을 하다 보니 때로는 과한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 같기도 했다.


난 블로그를 통해서 꾸준히 글 쓰는 습관을 길렀고, 이것이 나의 기쁨이 되었다. 블로그는 글쓰기가 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게 해 준 터가 되었다. 그리고 내 글에 공감하고,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많은 이웃들 덕분에 내가 지금 브런치에도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은 내 꿈에 큰 힘을 실어주신 분들이 블로그 이웃분들이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블로그 알림 하나하나에 반응하다 보니, 나의 에너지가 너무 소모되어 이건 멈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폰만 열면 알림이 떠있으니, 내가 이것에 계속 반응하게 되었고, 내 마음을 한곳에 오롯이 집중하기 위해 일단 알림을 꺼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현재에 집중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었다. 내가 하루종일 알림의 노예처럼 살고 있단 생각이 든 순간, 핸드폰 앱의 불필요한 모든 알림을 껐다. 인스타와 블로그, 브런치 알림을 껐고, 내가 확인해 봐야겠다 하고 마음먹고 들어가서 봐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알림을 끄니, 내 폰 화면도 깔끔하고 조용해지면서 내 마음도 조용해졌다. 알림 표시가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고요해지는 것을 느꼈다.


수시로 알려대는 알림을 끄는 순간, 진정으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정신과 마음을 다른 것에 뺏기지 않고 오로지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내 마음이 평안을 지키는 가장 기본인 것 같다. 많은 것을 한 번에 열심히 다 하려고 하는 것은, 하나를 제대로 마무리하지도 못할뿐더러 내 마음을 더 복잡하게 한다는 것을 느낀다.


앱 알림을 끄고 내 삶의 질이 더 좋아졌다. 확실하다. 끄고 나니 진작 끌걸 싶었다. 인스타나 블로그에서 내가 지금 당장 봐야 하는 중요한 알림은 사실 잘 없다. 정말 급한 연락은 전화로 올 것이다.


그동안 내가 올린 사진과 글에 대한 남들의 반응에 왜 그렇게 관심을 두고 지냈을까 싶다. 내가 올린 글이나 사진에 대한 관심의 댓글과 반응은 너무나 감사하다. 그런데 그런 반응을 실시간으로 하나하나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하루에 한 번만 확인하고 관심에 대한 감사를 표현해도 충분하다.


나의 에너지를 필요한 곳에만 쓰니 마음이 지치지 않고, 내가 집중해야 할 것들에게만 집중하니 마음이 오히려 에너지로 채워진다.


앱 알림을 끄면서 소모하는 삶에서, 나를 채워가는 삶으로 바뀌어진 것 같다. 지금이 좋다. 폰 알림이 조용하고, 폰 화면이 깨끗하고, 이전에 수시로 블로그나 인스타를 들어가서 지인들의 댓글이나 메시지, 댓글을 보던 것보다 하루 한두 번 잠시 들어가서 볼 때 만나게 되는 댓글이 더 반갑다.


그리고 시간을 정해서 한 번에 댓글에 대한 답글을 단다. 답글을 적는 시간을 정하고 답글을 다니 마음이 훨씬 편하고 답글 다는 그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나의 하루 시간이 정리가 된 느낌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밀도 있게 사용하게 되었다. 내 삶의 질이 더 좋아졌고 만족감이 더 커졌다. 나에게 주어진 이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의해서 내 삶이 달라진다고 믿는다. 내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에만 집중을 하면, 불필요한 것들은 자연스레 나에게서 멀어진다고 생각한다. 일단 중요한 것만 선별하여, 그것에만 온전히 집중해 보자. 그러는 동안 분명히 나는 발전하고 내 삶은 더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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