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마다 성취감을 느낀다
매일 출근하고 아이 등원을 시키며 바쁘지만 알차고 부지런한 나의 아침 루틴을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6시 45분쯤 기상한다.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오래된 습관인 눈 마사지와 얼굴 마사지, 다리 스트레칭을 해주며 몸을 일으킨다.
오늘 아침 내가 일어날 때 수지는 자고 있어서, 그대로 놔두고 나왔더니 조금 있다가 수지가 엄마 먼저 나갔다고 "아아아악~!" 소리 지르며 약간 분노에 차서 울었다. (이제 나 일어나면 그냥 깨워서 같이 나와야겠다.)
그런 수지를 달래고 거실로 나온다. 일단 거실로 나오면 자는 동안 헝클어진 아이 머리를 다시 묶어주고, 수지의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수지의 아침은 항상 아메리칸 스타일이다. 오렌지주스는 기본이고, 시리얼, 빵, 과일 중에 늘 하나를 먹는데 오늘은 오렌지를 먹겠다고 했다.
수지 아침을 챙겨주고, 나는 어제저녁에 설거지해 둔 식기를 정리한다. 식기를 정리하는 동안 내가 아침에 먹을 그래놀라를 우유에 미리 부어둔다. 나는 살짝 눅눅한 시리얼을 좋아한다.
그리고 냉동실에 넣어둔 식빵 하나를 꺼내서 토스트기에 넣어서 해동하고, 전자레인지로 한번 더 돌려서 따끈하게 만든다.
시리얼과, 딸기잼 바른 식빵이 나의 아침식사다. 내가 이 메뉴를 정말 좋아해서, 아침에 이거 먹을 생각으로 즐겁게 일어난다. 난 야식은 전혀 먹지 않고 늘 배고픈 상태로 잠이 드는데, 아침 메뉴를 맛있게 먹을 생각에 저녁의 배고픔은 참을 수 있다.
아침을 먹기 전에 수지와 내가 잤던 침대를 정리하고, 빨래를 돌린다. 이때쯤 빨래를 돌리면 출근하기 전에 다 돌아간 빨래를 건조기에 넣거나, 빨래 건조대에 널고 갈 수 있다.
아침을 먹는 동안엔 유튜브로 오디오북을 틀어서 듣는다. 책 읽어주는 유튜브 채널이 많은데, 내가 구독하고 있는 채널에 들어가 제목을 보고 바로 끌리는 것을 튼다.
잠시 아침 먹는 시간에 그 내용을 다 들을 순 없지만, 아무 구간이나 클릭해서 듣다 보면 그날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는, 날 응원해 주는 책의 내용이 나에겐 그날의 선물 같다.
아침을 다 먹고 나면 브런치에 전날 미리 저장해 둔 글을 다시 보고 수정하고 글을 올린다. 발행을 눌렀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항상 있다. 오늘 아침에도 이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렇게 아침을 먹고 나면 늘 챙겨 먹는 비타민 등 약을 먹고, 양치와 세수를 한다. 내가 이러는 동안 수지는 여유롭게 아침을 먹으며 다니유치원 영상을 즐겁게 보고 있다. (중간에 수지는 오렌지주스 리필도 하고 우유도 먹었다.)
세수를 하고 나면 전 날 미리 코디해 둔 옷으로 갈아입고 화장을 한다.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머리는 항상 집게핀으로 깔끔하게 올려버린다. 살짝살짝 튀어나오는 잔머리는 실핀으로 정리한다.
난 머리를 묶어서 머리카락이 내 얼굴에 걸리적거리지 않아야 편하고, 내가 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묶은 머리를 좋아한다.
이렇게 단장을 하는 동안 수지는 강아지 인형 산책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있는 방에 들어와서 강아지 산책을 시킨다. 화장을 하다가 나도 강아지를 안아주기도 하고 산책 놀이에 동참한다. 그리고 강아지 몸통에 있던 건전지 하나 떨어진 것도 넣어줬다.
엄마가 출근 단장하고 있으면 꼭 한 번씩 와서 내가 뭐하는지 보는 귀여운 딸아이다.
화장과 머리 세팅이 마무리되면 이제 내 가방과, 수지 갈아입을 옷을 챙겨서 거실로 나간다. 수지에겐 이제 양치를 할 거라고 예고를 한다. 양치가 너무 귀찮은 4살 아이는 치카 할 거라고 여러 번 얘기하고 인지 시켜줘야 한다.
그리고 지금 우유를 먹고 있으면 이거만 먹고 치카 하는 거야라든지, 영상을 보고 있으면 이거만 보고 치카 하는 거야라고 약속을 해야 한다. 지금 치카 하자고 하면 항상 나중에 조금 있다가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거만 먹고’, 또는 ‘이거만 보고 나서’ 치카하는거야 라고 말하고 수지가 “응”이라고 하면 우리의 약속이 체결된다.
수지는 오늘 오렌지를 다 먹고 치카 하기로 했다. 수지가 오렌지를 먹는 동안 난 회사 가서 마실 아이스커피를 내린다. 우리 집엔 드롱기 커피머신을 쓰고 있는데, 정말 사놓고 매일 잘 쓰고 있는 애정 하는 머신이다. 이거 사고 카페에서 쓰는 돈이 정말 많이 절약 됐다. 커피를 내려서 텀블러에 담고, 나의 점심 도시락을 싼다.
난 요즘 회사에 도시락을 싸서 가는데, 재미가 들렸다. 거창하게 먹는 건 아니고 집에 있는 반찬을 챙겨 가는데, 내가 나를 위한 도시락을 싸는 그 시간이 왠지 즐겁다. 내가 먹을양만큼 적당히 챙긴다. 그리고 오늘은 좋아하는 체리도 한 칸에 살짝 넣었다. 기분이 좋았다.
도시락을 챙기고 저녁에 먹을 밥도 새로 안쳤다. 내 아이와 남편에겐 항상 그날 한 따끈한 밥을 주려고 한다. 그래서 그날그날 먹을 양만큼만 밥을 새로 한다.
내가 도시락을 챙기는 동안 수지의 양치가 시작됐다. 약속한 대로 오렌지를 다 먹고 치카하는 아이다. 약속을 지키는 우리 수지 정말 이쁘다.
난 도시락과 커피를 보냉백에 넣고, 아침 먹기 전에 돌린 빨래를 건조대에 널었다. 빨래를 널면서 내가 한시도 쉬지 않고, 아침에 이런저런 일들을 알차게 해 나가는 나 자신을 보며, 나 참 열심히 잘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나 자신을 칭찬하는 마음으로 빨래를 널고 있는데 양치를 하던 수지가 입에 칫솔을 귀엽게 물고 엄마가 뭐하는지 보러 왔다.
빨래를 다 널고, 수지를 데리고 화장실에 가서 양치 마무리를 하고 세수를 했다. 이제 수지의 등원을 위한 단장 시간이다. 얼굴과 손에 로션과 선크림을 바르고 어제 미리 코디해 둔 수지 옷을 입힌다. (내 옷과 수지 옷은 다음 날 날씨를 미리 확인하고 항상 전날에 코디해둔다.)
오늘 수지의 등원룩은 수지가 좋아하는 보라색 리본 무늬가 포인트인 노란 민소매 원피스다. 수지가 보고 만족해했다. 옷을 입히고 수지의 머리를 묶어준다. 수지는 양갈래로 땋아달라고 했지만, 땋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그나마 좀 더 빨리 할 수 있는 양갈래 뿌까 머리를 했다.
보라색 리본 무늬가 포인트인 원피스를 입어서, 그에 맞춰 수지 머리에도 보라색 핀을 찔러 주었다. 정말 귀여운 인형 같았다.
수지의 단장이 끝나고 드디어 집을 나섰다. 이때 시간은 8시 30분 경이다. 아침에 부지런히 쉬지 않고 움직이느라 숨이 가빴는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그제야 천천히 숨을 쉬어본다.
어린이집은 집 바로 앞에 있다. 정말 코 앞이라서 몇 발자국 걸으면 도착한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어린이집과 집이 가깝고 회사와 집이 가까운 것만으로 난 정말 매일 넘치게 감사하다.
오늘은 수지 아빠가 하원시키는 날이어서 수지에게 나중에 아빠가 데리러 올 거라고 알려주고, 오늘도 잘 놀아 우리 아기, 나중에 만나자고 얘기하다 보면 어린이집에 도착한다.
선생님이 웃으며 수지를 맞아주시고, 신발을 벗으려고 귀엽게 앉아있는 아이를 보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난 출근길에 나선다. 이렇게 아침에 할 일이 끝난다. 수지를 무사히 등원시키고 출근하는 그 길은 항상 마음이 가볍고 즐겁다.
보냉백에 넣은 아이스커피의 얼음이 텀블러에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하고, 출근길에 보이는 나무의 풍경이 항상 내 기분을 더 좋게 만들어준다. 난 초록초록한 나무가 모여있는 풍경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풍경을 보며 출근할 수 있어 감사하다.
무사히 사무실에 도착해서, 땀이 맺힌 이마를 닦아주고 몸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집에서 챙겨 온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식혀준다. 아, 정말 기분 좋다.
매일 이렇게 부지런한 아침을 보낸다. 워킹맘이라서 더 바쁘고 할 일이 많은 아침이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이 많은 걸 해내는 나를 보며 매일 뿌듯하고 행복하다. 그래도 다 해내니까.
이 아침루틴이 날 지켜주고 더 성장하는 하루로 이끌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