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사는 행복
내 아이는 하원할 때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그 날 유치원에서 그린 그림을 가방에서 꺼내 나에게 보여준다.
“엄마 내가 신기한 거 보여줄게”라고 말하며 깜짝 선물처럼 내 눈앞에 그림을 보여준다.
그리고 내가 그림을 보면 수지는 내 옆에서 해맑게 웃으며 폴짝폴짝 뛴다. 이런 수지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하원할 때마다 ‘오늘은 수지가 어떤 그림을 보여줄까?’ 하고 선물을 기다리는 마음이 된다.
수지는 요즘 매일 가족 그림을 그려온다.
그런데 우리 가족은 세명인데, 그림에는 네 명이 있어서 ‘왜 네 명이지?’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수지가 내 생각을 알아챈 듯이 바로 설명을 해줬다.
“이건 수지랑 아빠, 이건 수지랑 엄마야.”
아빠, 엄마, 수지 이렇게 세명을 그린게 아니라 아빠와 엄마 옆에는 각각의 수지가 있었다. 정말 사랑스러웠다. 아빠 옆에도 수지, 엄마 옆에도 수지가 있다.
이렇게 해서 그림 속 우리 식구는 네 명이 되었다. 그림 속 우리 식구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수지 마음속 우리 식구의 모습인가 보다. 이 그림을 보는데 행복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일상의 모든 것에서 사랑을 느낀다. 아이가 유치원 가고, 하원하고, 유치원에서 만든 그림을 보여주는 일상은 매일 똑같은데, 매일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에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아이가 유치원 버스를 타고 갈 때 웃으며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며 행복을 느끼고, 매일 하원하고 나서 가족 그림을 보여주는 아이를 보며 행복을 느낀다.
엄마로 살면서 감사와 행복을 느끼는 감각이 좀 더 예민해진 것 같다. 쉽게 감사하고, 자주 행복을 느낀다.
아이는 정말 내 삶에 천사로 와준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난 후엔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이 모든 세상이 행복의 영역이 되었다. 외적으로 좋은 조건을 갖춰서 행복한 게 아니라 그저 내가 사는 이 일상, 이 하루, 이 순간 자체가 행복이란 것을 날마다 느낀다.
아이는 별일 없는 일상에도 얼마든지 행복이 있다는 것을 매일 알려주는 것 같다.
일상 곳곳에 있는 행복을 아이와 함께 매일 발견해 간다. 아이와 함께하는 매일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