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엄마를 위한 아이의 선물
회사에서 평소보다 일이 더 많았던 날이었다.
퇴근 직전까지 일을 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했다.
이 날 신경을 많이 써서인지, 퇴근하고 집에 가는데 두통도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아빠와 먼저 집에 와있던 수지가 나를 반겼다. 수지의 얼굴을 보자마자 조금 전까지 내 온몸을 무겁게 누르는 것 같던 피로감이 다 가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수지를 안으며 힘을 충전했다. 얼굴을 보고, 그저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 웃음끼 하나 없이 일했던 날인데, 수지 얼굴을 보자마자 웃음이 났다. 정말 나에게 소중한 존재다.
퇴근하고 집에 가도 일이 많긴 하다. 이것저것 집안일에 저녁도 먹고, 설거지하고 빨래를 개고 수지를 씻기고 잘 준비하기까지 쉴 새 없이 바쁘다.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다가, 힘이 빠져서 안방 침대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때 수지가 날 따라 방에 들어와 있었는데, 내가 바닥에 갑자기 앉으니 수지가 물음표를 띈 얼굴로 날 바라봤다.
“수지야 엄마 오늘 회사에서 일이 많아서 힘들었어.”
내 말을 들은 수지는 아무 말 없이 갑자기 내 뒤로 가더니 작은 손으로 내 어깨를 통통 치고 주무르면서 안마를 해주었다. 순간 밀려오는 감동에 마음이 뭉클했다.
힘들었다는 엄마의 말 한마디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안마를 해주는 아이라니.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수지의 큰 마음이 나에게 너무 따스하게 와닿았다. 오히려 '힘들었어?'라는 말보다, 아무 말 없이 내 어깨를 두드려주는 수지의 손길이 나에게 더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
수지는 내가 괜찮다고 말할 때까지 계속 내 어깨를 주물러 주었다. 두 번 통통 두드리고, 두 번 주무르는 걸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아이의 작은 손길이 따스하고 좋았다.
돈 주고받는 비싼 마사지에는 없는 정성으로 가득한 아이의 마사지는 뻐근한 어깨뿐만이 아닌, 피로에 지친 내 마음의 근육을 부드럽게 다 풀어주었다.
내가 "수지야, 이제 괜찮아."라고 말하니 수지는 "이제 안 해도 돼?"라고 한번 더 나에게 묻고 내가 "응"이라고 하니 그제야 마사지를 끝냈다.
그리고 나는 수지를 꽉 껴안았다.
"수지야 엄마 너무 힘이 났어. 정말 고마워. 엄마 진짜 감동받았어."
수지는 내 말에 그저 웃었다.
아무리 힘들고 피곤해도, 아이가 주는 큰 행복이 모든 힘듦을 다 덮어버린다. 지치고 피곤해도 아이의 웃음에 피곤함이 녹아내리고, 엄마 힘들다고 챙겨주는 정성 어린 손길에 하루동안 쌓인 모든 피로가 씻겨 내려간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가 내 삶에 있어서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또 한 번 절실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