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가 요즘에는 ‘유치원 안 가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자기 전에는 “내일 유치원 가? 유치원 언제 안 가?” 하고 물어보고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유치원 가?” 하고 물어본다. 그때마다 유치원에 간다고 말해주거나, 몇 밤 자면 유치원 안 간다고 얘기해 줬다.
그리고 수지에게 유치원을 왜 안 가고 싶은지 물어봤다.
“수지는 유치원 가는 게 왜 싫어? “
“유치원에 재밌는 놀이가 없어.”
“그래? 수지는 무슨 놀이가 좋은데?”
“난 엄마 아빠랑 노는 게 좋아. 유치원 가면 엄마가 보고 싶어. 엄마가 제일 좋아.”
수지가 유치원에 안가고 싶은 이유는 엄마 아빠가 없어서였다. 나는 유치원에 안가고 싶다는 수지의 말에 혹시나 친구문제가 있는건지, 내가 모르는 다른 문제가 있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수지의 대답은 내 예상과 달랐다. 유치원에 가장 좋아하는 엄마 아빠가 없다는 것. 그게 이유였다.
아직 만4살밖에 안된 아이인데, 나도 모르게 수지를 더 큰 아이처럼 여겼던 것 같다. 유치원에 안가고싶다고 하면서도, 막상 가면 잘 놀고, 하원하고 나면 오늘 재밌었다고 말하며 잘지내는 수지를 보고 많이 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수지는 항상 엄마 아빠가 보고싶은 아직 어린아이였다.
유치원에서 아무리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고, 많은 친구들과 같이 놀아도 수지 마음엔 엄마 아빠의 빈자리가 항상 있나 보다. 그걸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하면서, 고맙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여러 마음이 들었다.
수지가 작년에 비해 지금은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훨씬 많아지고, 더 씩씩해졌지만 그래도 아직 엄마 아빠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어린 아이다. 유치원에서 엄마가 보고싶다는 수지에게 같이 있는 동안 오로지 사랑만 줘야겠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유치원에서 엄마와 떨어져 있는 동안 느낀 허전함이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수지가 엄마 아빠와 함께 있는 동안 사랑을 가득 받으면 그 사랑의 힘으로 유치원생활도 잘 해낼거라 믿는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그저 사랑만 주면서 수지의 삶을 응원할 것이다. 이것이 엄마인 내가 아이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고의 선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