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여행, 부산 아난티 앳 코브(2일차)

행복한 여행이 주는 마음

by 행복수집가
브런치 카페 '베케트'
카페에서 브런치 먹으며 시작하는 아침


아난티에서 아침을 맞은 날, 수지가 제일 먼저 일어나 커튼을 열고 아침이 온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나를 깨웠다. 수지가 깨워주는 아침은 왠지 더 기분이 좋았다.


이 날 아침은 아난티 빌라쥬에 있는 브런치 카페 '베케트'에 갔다. 이번에 숙박 예약 하면서 아난티에서 받은 5만 원 크레딧이 있어서 이 크레딧을 사용하고 우리 돈을 조금 더 보태서 세 식구 넉넉히 먹을 수 있는 브런치를 주문했다.


카페 '베케트'의 첫인상은 매우 감각적이고 세련되면서 화사한 느낌이었다. 인테리어와 가구 하나하나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문가가 온 정성을 다해 만든 것 같은 공간이었다. 이 카페에서 이쁜 공간이 주는 기분 좋음을 만끽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아침에, 이쁜 카페에서 맛있는 브런치를 가족들과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했다.

스케줄 근무를 하는 남편은 아침에 얼굴을 못 보는 날도 많은데 아침에 한자리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같이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특별하고 소중했다.


여행이 아닌 일상에서는 아침에 브런치를 먹으러 카페를 가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여행을 오니 이런 경험을 한다. 여행을 와야만 할 수 있는 경험이 기분과 마음을 리프레쉬시켜주는 게 있다. 아침에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는 게 별거 아닌 거 같아도, 평소에 누리지 못한 시간이어서 그런지 지금 이 여유가 나에게 굉장히 새롭고 크게 와닿았다.


조용한 아침의 트리숲 산책과 사진으로 추억 남기기


브런치를 먹고 나서는 전날 저녁에 봤던 트리숲을 다시 구경했다. 저녁에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아침엔 사람들이 없어서 좋았다. 트리는 조명불이 꺼져도 화사하고 이뻤다. 사람들이 많았던 어제저녁엔 포토존에 사람들이 붐벼서 우리는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는데 아침엔 사람들이 없어서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우리가 셀프로 사진을 찍으려고 애쓰고 있으니 지나가던 분이 먼저 '사진 찍어드릴까요?' 하고 물어봐주셨다. 삼각대 없이 셀프로 찍으려니 좀 힘들었는데, 사진 찍어주겠다고 먼저 말을 건네주시는 분의 친절함에 무척 감사했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리며 핸드폰을 드렸고, 우리는 이쁜 가족사진을 여러 장 남길 수 있었다.


사진을 찍고 공원을 좀 더 구경하며 걸었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아침의 분위기 때문인지 어제저녁보다 더 좋게 느껴졌다. 걷는 내내 남편과 '여기 정말 좋다고, 다음에 또 오자'는 말을 여러 번 했다. 1박 2일로 예약하고 온 거라 좀 있으면 체크아웃해야 하는데,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만큼 아난티가 좋았다.


오시리아 해안산책로


우리는 체크아웃을 하고 그냥 가긴 아쉬워서 아난티 앞에 있는 오시리아 해안산책로로 나갔다.


산책로로 나가서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는 순간 너무 아름다워서 입이 떡 벌어졌다. 상쾌하고 밝은 기운이 순식간에 내 온몸으로 퍼지는 것 같았다.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당해서 이런저런 자잘한 생각들이 한 번에 다 사라졌다. 다른 아무 생각 하지 않고 풍경에만 집중했다. 아름다운 풍경에만 온전히 집중하기에도 아쉬운 시간이었다.


아침 바다는 눈이 부셨고 막힌 것 없이 탁 트인 바다가 내 마음을 시원하게 했다.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마음만 들었다.


산책을 안 했으면 정말 아쉬울 뻔했다. 이번 여행의 메인은 해안가 산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풍경을 안 봤다면 후회할 뻔했다. 눈에 담아도 담아도 더 담지 못해 아쉬운 이 아름다운 풍경을 충분히 음미하고 만끽했다.


수지는 산책로 밑, 바닷가로 가고 싶어 해서 남편이 수지를 데리고 내려갔다. 그리고 나는 산책로를 좀 더 걸었다. 여유롭게 이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음에 그저 감사했다. 감사와 행복만이 마음에 가득해지는 시간이었다.


수지는 아빠랑 한참 동안 바닷가에서 놀았다. 찬란한 아침 햇살이 비치는 바다는 유난히 더 번쩍거렸고, 이 눈부신 바다를 배경으로 놀고 있는 수지랑 남편의 모습은 내 마음에 빛나는 보석으로 박혔다. 무척 행복한 장면이었다.


행복한 새해 여행 마무리
그리고 행복한 일상 시작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충분히 즐겼고 충만하게 좋았다. 더 있지 못한 아쉬움과 다음에 또 오고 싶은 간절함이 컸던 행복한 여행이었다.


새해에, 아름다운 곳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던 여행이라 더없이 감사하고 행복했다.


일상도 여행처럼 보내야겠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의 소중함을 알고 매일 순간을 즐기고 집중하며,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아야지. 이런 마음이 참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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