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이에게서 배우는 이쁜 마음
요즘 수지는 어린이집 친구들 얘기를 자주 한다. 아이가 점점 크면서 자기에게만 있던 관심을 다른 사람에게도 주기 시작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을 관찰하고, 상대의 감정이나 생각도 느끼고 이해한다. 이런 수지의 성장을 보며, 한 생명이 태어나 자라나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보는 것은 내가 살면서 볼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경이로운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오늘 수지 하원 시키는데, 선생님이 수지가 요즘 들어 A라는 친구를 잘 챙기고 손잡고 다닌다며, 이쁘다고 얘기를 해주셨다. 어제 키즈노트 사진에 보니 그 친구와 손을 꼭 잡고 걸으며, 놀이터에서 해맑게 웃는 모습이었는데 사진 속 내 아이가 정말 순수하고 이뻤다.
그 사진 속에 손을 잡고 있었던 친구와 오늘도 손 잡고 잘 챙겨주고 놀았다고 했다. 선생님은 그냥 잘 논다고 하신 것이 아니라, 수지가 손잡고 데리고 다니며 잘 챙겨준다고 하셨다.
평소 집에서도 수지는 나를 챙겨주는 행동을 한다. 아이가 어떻게 챙겨주나? 싶을 수도 있는데, 아이의 행동을 보면 챙겨주는 마음으로 나를 대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마음은 전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순간 엄마를 챙기는 아이의 마음이 느껴진다.
생각나는 몇 가지는, 엄마와 외출을 하려고 하는데 수지가 내 신발을 내 발 앞에 놓아주거나, 내가 부엌 찬장에서 뭘 꺼내려고 의자를 갖고 와서 올라가면 날 보며 “엄마 조심해”라고 말해주고, 놀이터 벤치에 있는 벌레를 구경하다가 벌레가 내가 있는 쪽으로 오니까 수지가 “엄마 무서워? 수지가 있잖아 괜찮아” 라며 내 어깨를 만져준다. 4살 아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드는 말과 행동을 자주 보여준다.
이런 아이의 말과 행동에 사랑이 묻어있다. 아이의 사랑이 담긴 말을 들으면, 정말 마음이 행복해진다. 아이의 반짝이는 눈빛, 귀여운 얼굴, 아직 아가스러운 귀여운 목소리와 말투로 엄마를 챙기고 생각하는 말을 하는 아이는 내 마음을 사랑으로 가득 채워준다.
이런 수지가 친구도 잘 챙기나 보다. 요즘 수지가 잘 챙긴다는 친구 A는 행동이 조금 느린 아이라고 했다. 선생님에게서 들었다. 이런 친구의 특성을 수지도 아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챙겨주는 게 아닌가 싶다.
수지는 하원하고 나서 친구들이 오늘 어땠다며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는데, 수지가 잘 챙겨준다는 친구 A 얘기도 했다. 수지는 그 친구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오늘 손도 잡았다며 자랑하듯 말했다.
잘은 모르지만, A가 행동이 느리다는 말속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은 다 알아서 뭔가를 하고 놀 때 혹시 그 친구는 조금 뒤에 있는 친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 누군가가 옆에서 이끌어주고 챙겨주면 참 좋을 아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수지가 조금 느린 친구를 멀리하지 않고 자기 옆에 가까이 두고 챙겨준다는 게 너무 기특하고 이뻤다.
이런 수지에게서 엄마는 오늘도 배운다. 이쁜 마음으로 친구를 관찰도 하고 관심을 가지고 손잡아주는 내 아이가 오늘따라 유난히 더 사랑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