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한번 꿈을 꾼다.
건강하게 오래살기
내가 건강해야겠다고 다짐했던 순간들을 되새겨봤다. 타인이 가진 고정관념으로 내뱉는 말들에 상처받아 앞으로 만들어갈 추억들을 망치지 않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꿈에 도전하기 위해, 무엇보다 오래 살기 위해서다. 나는 내가 아파서 놓아야 했던 것들이 아까워서라도 오래 살고 싶다. 그것들을 다시 되찾기 위해서 말이다.
아프고 나서 많은 걸 잃었다. 건강은 물론이거니와 돈, 직장 등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들을 잃었다. 앞으로 쓰는 지난 이야기 동안 건강을 잃으면 같이 잃게 되는 것들을 풀어봤는데 미리 그 이야기에 끝이 절대 슬픈 결말이 아님을 말하고 싶다. 좋고 나쁘고는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힘든 일을 겪고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하는 내 모습이 결고 그리 불쌍하지만은 않다고, 애쓰는 내 모습이 스스로는 대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리 이 글을 써놓음으로써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희망과 위로를 얻기를 바라본다.
우선 고등학생 때 나의 아픔을 웃음거리로 삼으며 살았던 기억이 추억 보다는 아픔으로 남았다. 아픔이 타인에게는 웃음거리가 되고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던 학창 시절 당시에 고정관념을 가지고 바라보던 어른들까지 그 아픔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글: '바람만 불어도 아픈 날' https://brunch.co.kr/@lamba4912/14)
어른이 되고서는 이런 아픔 때문에 하고 싶었던 요리를 그만둬야만 했고 직장을 잃었다. 내게 유일한 비전이자 진로라 생각했던 일을 못하게 되니 희망을 잃었다. 어른이 되고서 돈을 벌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다. 매달 들어와야 할 돈이 들어오지 않게 되니 한없이 자존감은 떨어져만 갔다.(글 : '통풍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그만두게 만들었다.' https://brunch.co.kr/@lamba4912/47)
모아둔 돈과 별개로 나한테 돈은 큰 의미를 차지한다. 돈이 있어야 내가 소중하다 여기는 모든 것들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의 건강은 물론이거니와 나의 가족들에 건강, 맛있는 걸 먹고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여행까지도 다 돈이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믿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돈은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지키는 수단이었고 나의 가족과 나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무기였다. 그 무기가 시간이 지체될수록 닳아 없어질 거라 생각하니 불안함이 몰려왔다.
돈을 벌 때와 벌지 않을 때의 나는 완전히 달라졌다. 일단 밤낮부터 바뀌게 된다. 회사를 가야 하니 일어나야 할 시간이 이제는 없어졌다. 내가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난다. 이후에 너무나도 자유로운 시간 안에서 방황한다. 뭘 해야 할까를 고민하다 휴대폰을 보며 내 나이에 주변 친구들이 이룬 것들과 이뤄내려 하는 것들을 본다. 그러고서 속으로 '나도 노력했는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억울했다. 통풍 때문에 꽉 잡아 놓지 않으려 애쓰던 것들을 놓아야 했던 순간들이 너무나 억울했다. 그래서 나는 건강해야 했다. 잃어버린 시간들 때문에라도 그것들을 만회하려 오래 살아야 했다. 결과가 무산되어 결국은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한 해가 흘렀다. 그래서 1년을 더 살아야겠다며 울컥하는 마음에 다짐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하는 물음을 던졌다. 그러다 든 생각이 아마 그 시작이 돈이었을 것이다. 내 존재가치를 돈으로 매겼다. 돈을 벌지 않으면 나는 무가치한 사람인 것이라 느꼈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 바로 취업함으로써 매 순간이 죄책감이었다. 대학을 가지 않았고 하고 싶은 일 또한 없었으니 그냥 가만있는다는 것은 큰 죄책감이었다. 그렇게 돈이라도 벌어야 했는데 세상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래도 돈이 되는 일이면 무작정 시작했다.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생각해 볼 틈 없이 군대를 가기 전까지 일만 했다. 그렇게 입대했고 악착 같이 모았던 그 피 같은 돈을 내 소중한 가족 초롱이를 살리는데 썼다.(이 이야기는 얼른 준비해 오겠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그제야 하고 싶은 일을 찾은 줄 알았는데, 열심히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도망쳐 나온 것만 같았다. 무엇인가 하면 할수록 밑으로 빠지는 듯했고 무기력해졌다.
그러고 그만 감정에 매몰되고 다시 시작할 때야 라고 느꼈던게 얼마 안 됐다. 아마 한 달 정도 시간이 흘렸을 것이다. 원래는 월급날이라 들어왔어야 할 돈이 일을 그만뒀으니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제서야 알았다. 아무것도 변하는게 없었음을,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다. 잠깐 돈을 벌지 않는다고 해서 내 인생이 당장 크게 나빠질게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럼 돈이 되지 않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준비해 볼까? 라고 문득 생각해봤다. 그러자 다시 마음이 두근거리고 활력이 샘솟았다.
문득 식품영양학과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나는 무엇인가를 배울 때 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걸 배우고 싶었다. 식품영양학과를 가면 지금처럼 통풍에 좋은 단백질 하고 두부랑 계란만 생각나지도 않을 것이고 채소 중에서도 어떤 걸 먹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내가 가진 작지만 소중한 요리실력과 합하여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그런 정보와 지식들을 나누고 싶다. 나는 이런 아픔을 알기에 나처럼 청소년기부터 아픈 아이들과 어른이 되어서도 그 아픔을 느끼는 분들이 부디 건강했으면 좋겠다. 그들은 제발 자신의 학창 시절이 생긴 것 만으로, 소문난 것만으로 주정뱅이란 부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고 어른이 되고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아파서 시작도 못하는 그런 억울한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끝내 요리는 놓지 못하겠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내년이면 대학교를 가서 식품영양학과를 진학하게 된다. 나는 내가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열심히 살아보려 발버둥 치는게 자랑스럽다. 오히려 지난날들을 겪고 다시 일어났음에 스스로가 대견하고 더욱 확실하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그렇게 찾은 꿈이 지금은 내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책임감 있게 만든다. 정말 열심히 공부할 것이고 졸업한 뒤 다시금 내가 놓아야 했던 꿈을 다시 잡을 것이다. 아픔을 회복할 것이고 세상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할 것이다. 나는 다시 한번 꿈을 꾼다.
ps. 그렇게 작게나마 블로그도 시작했습니다. 나의 아픔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제가 앞으로 배울 것들을 기록하며 공유하고 싶기 때문에 시작하는 것인데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께서도 유용한 건강정보나 생활정보를 알아가고 싶으시다면 한번쯤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블로그는 여기 달아두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람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