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길이 되려면

건강을 한입 크기로

by 사회대년생
'처방받는 약만 잘먹으면 낫지 않을까?'

나는 내가 아프단 걸 알았다. 고등학생 때부터 말이다. 그런데 저런 안일한 생각이 나를 이 상항까지 몰고 왔다. 내 삶의 운전대는 내가 잡고 갔는데 누굴 탓하랴.



내가 현재까지 복용 중인 약이다.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이렇게 매일 먹어야 한다. 처음에는 이 약의 부작용을 몰라서 오히려 먹고 통풍발작이 오기도 했다. 약을 먹어도 아프단 걸 알았는데도 위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처음에 아팠을 때는 금방 나았다. 병원에서 처방해 주는 약 일주일 분량이면 괜찮아졌고 그걸로 안되면 수액 한방이면 나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처방되는 약을 2배로 늘었고 수액은 맞아도 통증이 가시질 않았다.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통풍과의 악연들을 지나왔다. 그날들을 떠올리며 다짐했다. 친하지 않았던 내 몸과 친해지기로.


인터넷을 막 뒤져봤다 통풍이 뭔지부터 통풍에 좋은 음식들과 안 좋은 음식들 등등 통풍과 연관되는 모든 것들을 알아봤다. 그런데 뭔가 어려운 전문 용어들을 써가면서 알려주기만 할 뿐 제대로 된 실천방법이 없었다.


자기들은 안 아프니까


이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래서 실제로 아파본 사람들이 쓴 커뮤니티와 글들을 찾아봤다. 그들은 어려운 전문 용어 대신에 자기들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들로 번역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실제로 서로가 공유한 정보들을 생활에 적용해 보며 나았다는 실제 사례들도 있었다.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젊은 나이에 아프다고 그러면 내 동년배와 어른들은 엄살이네, 꾀병이네 하면서 한소리씩 거든다. 젊은 놈이 아프긴 뭐가 아파 같이,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과 같은 말들을 하면서 말이다.


공감의 관하여 글을 한번 쓴 적이 있다. (공감으로 가는 길) 마음의 아픔을 공감하는 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이야기 한 바 있는데 몸이 아픈 걸 공감해 줄 사람도 필요하겠구나 라는 걸 외할머니 병문안을 가서 알았다. 거기 계신 어르신들은 내가 아픈 걸 놀라 하시면서 진심으로 안타까워해 주시고 슬퍼해주셨다. 꽃 다운 나이에 아픈 게 너무 마음 아프다고 하시며, 얼른 낫기를 기도하겠다던 예수 믿는 할머니가 생각난다. 추운 겨울이지만 그 말씀과 정이 참 따뜻했다.


병실에 계시는 어르신 분들은 내가 가진 병들보다 더 많은 걸 앓고 계신다. 당연하다. 그렇기에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아름답게 익어가는 것이라 말하는 그 표현이 그 안에서는 더욱 꽃 핀다. 나는 주름지고 구부러진 할머니 손을 보고 세상에서 가장 예쁜 손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가장 예쁜 엄마를, 우리를 이 손으로 만들어내시지 않았냐고 정말 대단하고 예쁘다고 말하는데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 속 숨어있던 예쁜 미소가 번졌다. 그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 놓칠까 사진과 동영상을 남겨뒀다. 그렇다. 아픔에 공감하는 일은 인간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이다.



간호사 분들 중에 유독 감사한 분들이 있다. 아프다고 이야기하시는 어르신들의 투정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친근하게 어르신들이 아프신 이유와 나으시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주신다. 당장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들어도 쉽게 알 수 있게끔 말이다. 나는 이걸 할머니께도, 우리 가족들에게도, 내 친구들에게도 말하고 싶었다.


내 친구들에게 내 아픔을 말할 때 공감을 해주지 못한다고 실망할 필요 없다. 그전에 내가 그 아픔을 공감할 수 있게끔 알지 못해서다.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지 못해서다. 나는 솔직히 공감받기를, 그 정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공감해 주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알아야겠다. 내 아픔을 쉽게 이해하는 방법을 말이다.


아픔을 이해하는 건 그저 내 건강 지키기에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그 이유가 위에서 말한 내용들이다.


"건강을 한입크기로"

컨셉을 정해봤다. "건강을 한입크기로"라고 말이다. 내가 그동안 건강하기를 미뤘던 건 쉽지 않아서다. 각종 자기계발서에서 늘 강조하는 내용이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만들어보기로 했다. 귀차니즘 가득한 나도 할 수 있게끔 '그럼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나는 이제 공부를 시작하기도 하거니와 내 몸 건강 챙기기, 주변 사람들 아픔 공감하기 등 욕심이 많다. 그래서 부지런히 노력하려 한다. 그런데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말이다. 그래서 그전에 소개했던 블로그의 취지도 그러했다. 내가 적지 않으면 까먹을 거 같기도 하고 이렇게 뭔가 시작한다는 뿌듯함과 함께 동기가 돼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기록들을 새겨가는 중이다.


젊은데도 아플 수 있다. 남들을 몰라주는 그 아픔이 있는 게 참 서러웠다. 그 마음을 나는 알아서 다른 아픈 사람들은 그렇게 상처 안 받았으면 좋겠다 딱 병 때문에 아픈 만큼만 아프기를 바라며.


내가 막 선한 영향력을 끼칠 만한 이타적인 인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정말 선한 영향력으로 봉사하시는 분들을 보면 절대 저렇게 못할 거야 하면서 존경심이 생긴다. 그러나 최소한 남자의 아픔을 아는 이유가 남자이듯이, 나는 아픈 사람이니까 아픈 사람의 마음이 공감이 된다. 그것뿐이다.



ps.혹시라도 저와 같은 약을 복용 중이신 분들이 계신다면 저 약 말고도 통풍약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제가 그랬었기 때문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통풍약 부작용


제 글 보러와주심에 늘 감사드리며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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