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앞서 가는 것

그때 이렇게 말할걸

by 사회대년생

어느날 술집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에 한 친구가 자신의 남자친구와 다툰 걸 얘기하며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 두 연인이 싸운 이유는 여행 중에 남자친구가 계속해서 휴대폰을 보면서 자기한테 관심이 없었다는 게 이유였는데 사소했던 이 일이 말싸움으로 번졌다고 했다.


여자는 남자친구한테 폰 좀 그만보라고 얘기했고 남자친구는 일 때문이라고 이야기 했다. 남자는 여자가 일하는 것도 이해 못해준다는 생각에 서운했다.


여자는 쉬는 날에 일 연락 오는 남자친구의 직장상사들을 이해 못했고 쉬는 텀 없이 군대와 졸업 후 사회생활을 바로 시작해왔던 남자는 그 부조리가 당연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고 남자친구는 "일"이라는 명분을 앞세우며 자신은 잘못한게 없다 호소했다.


그 순간 여자친구는 불 같은 감정이 앞서나가려 했다.


그 모습을 본 남자친구의 진정하라는 말이 마치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 된듯 여자의 마음을 상하게 만들었다.


여자는 자신도 사회인 인지라 공적인 일이니 어느정도 그 상황을 이해해보려 했지만 서운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몇분간 오가던 말싸움에 언성이 높아지려하자 여자는 순간 울컥하며 눈물이 터져나오려 했다. 그렇게 든 어리숙한 생각에 이 말이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일이 중요해? 내가 중요해?


하지만 여자는 하지 않았다. 당장 눈물이 터지려는 그 순간을 참는게 벅찼던 여자는 침묵했고 말하려는 타이밍을 놓친 여자는 "아 이 말을 했어야 했는데" 하며 훌적이는 콧물과 함께 화를 삼켰다.


회사에서나 친구 관계에서나 항상 눈물을 참아가며 할 말은 하는 성격인 그녀였기에, 더욱 이 순간이 화가났다.


여자는 가만히 남자를 바라봤다. 몇초 정도 정적이 흐르고 남자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선 곧바로 사과를 건냈다.


그때 여자는 남자의 행동에 왜 자신이 차마, 자신의 연인에게는 하려던 말을 애써 하지 못하고 망설었는지 그 이유를 깨달았다.


여자는 순간 웃음이 터져나왔다.


내가 눈물을 보일때면 싸우더라도 멀리있는 휴지를 가져다주며 챙겨주는 그 남자의 모습에, 미안해하며 어쩔 줄 몰라하는 그 표정을 보며, 여자는 애써 자기가 하려던 말을 하지 않은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여자는 남자의 표정, 몸짓 등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느꼈고, 그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선 흐르는 눈물 속에 자신의 감정을 흘려보내기로 했다.


울면서 웃고있는 여자의 모습에 남자는 조용히 두손에 깍지를 끼며 눈을 마추려 했고 여자는 부끄러운지 눈을 피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하려던 말과 함께 불 같은 감정은 어느새 휘발되어 없어지고, 두 연인은 그 안에 더 큰 마음을 담았다.


그 마음에서 돋아난 사랑은 자라나 서로의 얼굴에 꽃 같은 미소로 피어났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당장 불 같은 감정을 담고 내뱉을뻔한 말들을, 차라리 눈물과 정적으로 흘려보낸 내 친구가 나는 마냥 어리숙해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여자의 상황에서는 그게 가장 최선일거라고, 많은 노력이었을거라 생각하며 말이다


내 친구 뿐만 아니라 그 남자도 자신의 감정 보다 사랑을 앞세운 것이다.


애써 참고 말 못했던 내 친구에 어리광스러운 질문에 대한 답을 휴지와 함께 건낸 것이다.


서로가 나아가려는 길 위에 사랑을 앞세워 그 사랑을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는 저 둘이 참 부러웠다. 그렇게 둘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 속이 쓰려 밤새 배가 아팠다. 그러고는 천천히 잠에 들며 생각했다.


꿈 속에서라도 그런 사랑을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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