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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램 Oct 28. 2020

운전을 합시다 8

퐈이널리, 앤 투비컨티뉴 

고3 여름방학, 논술 학원엘 다녔었다.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해서 논술은 어렵지 않지! 라고 생각했지만 

기승전결을 갖추고, 정확한 논지를 풀어가며 글을 쓰는 것은

훈련과 공부가 필요한 과정이었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종종 칭찬을 받곤 했는데 

선생님은 나에게 '도입부를 잘쓴다!' 고 말해주셨다. 

분명 칭찬이었는데도 

나는 소심하고, 묘하게 비관적인 청소년이었기 때문에 

'아 그럼, 나 마무리는 좀 못쓰나?' 하고 생각했었다. 


지금 그때의 내가 생각난 건, 

운전을 합시다 시리즈를 어떻게 마무리 해야할 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운전에 대한 트라우마와 두려움, 

그리고 실패와 고통의 기록은 꽤나 쓸 내용이 많은 시작이었는데 

결론은 무척 심플하다. 


"그래서 결국 운전 면허를 땄습니다" 


두번째 주행시험은 첫번째 감독관보다 더 퉁명스런 분이 동승하셨는데 

무척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으로 

71점을 주시고는 합격 버튼을 눌러주셨다. 

그는 '차선 변경할 때 그렇게 막 하면 안된다' 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기계에서 나오는 "합격입니다" 소리에 이미 눈코입이 신나버린 상태였다. 


70점이 합격선인데 71점을 기록했다는 건 

여전히 나는 도로의 시한폭탄이라는 뜻이지만 

어쨌든 도로교통법에 의거해 시험을 통과한 시한폭탄은 신나게 합격증을 받으러 간다. 

사진도 찍고, 사진관 직원과 포토샵도 열심히 한 사진을 들고 

부산 남부면허시험장에 가서  운전면허증을 받아들게 된다!! 

요새는 국제면허증 겸용으로도 쓸 수 있게 나와서 

심지어 나는 몇몇 나라에서 운전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세계적 시한폭탄이 된 것이다!) 

 

암튼, 여기까지긴 한데 

당장 나는 운전을 하러 나갈 수 있을리는 없고 연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당장 나에게 차가 생기는 건 아니라서 또 미루고 있다. 

연말이 가까워 올 수록 남편차를 물려받는 시기가 다가올 것이고 

나는 또 운전연수를  등록하기 전까지 명진자동차운전학원을 볼 때마다 심장 어딘가가 쿵쿵 떨려오게 되겠지.


머지 않은 미래에 운전 연수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래서 암튼 용두사미처럼 마무리를 해보자면 

저는 결국 운전면허를 땄고, 신분증이 하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운전은 못해요!!



_ 앞으로 볼 참고자료 

영화 <인생면허시험> 

책 <스노우캣의 내가 운전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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