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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램 Sep 22. 2020

운동을 합시다 3

근육 많은 할머니가 되어야지 

며칠 전 남편과 함께 러닝을 했다. 

평소 1킬로 정도 달리고 나면 방전이 되었기에, 1킬로마다 조금씩 쉬면서 달리곤 했는데

이제는 2킬로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예전보다 더 빨라진 속도로. 

날씨가 선선해진 덕도 있지만, 달리기를 하는 내 몸이 예전처럼 비명을 지르지 않는 게 신기했다. 

3개월의 운동 덕분이겠지? 


지난주에 세 달간의 PT가 끝났다. 

처음 헬스장에 들어설 땐, 내가 과연 여길 얼마나 자주, 열심히 올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일주일에 3-4번씩 꾸준히 다녔다. 

누군가가 운동은 일주일에 며칠 할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며칠 안 할까를 고민해야 하는 거라고 하던데 

그런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다녔다. 

운동복 두 세트를 돌려가며 입었는데 엊그제 세탁하다 둘 다 낡아있는 걸 보니 새삼 신기했다.  


결과적으로는 3달간 8킬로그램을 감량했다. 

근육량은 거의 유지했으니 8킬로의 체지방이 내 몸을 떠난 거다.  

아직도 인바디 검사지에는 더 줄여야 하는 체지방이 8킬로그램이라고 적혀 있지만    

지금까지의 과정과 결과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 

과정 속에서 스스로 운동하는 습관을 들인 것이 만족스럽고, 

거울을 보거나, 옷을 입을 때 한결 편하고 가벼운 내 모습이 만족스럽다. 

완벽한 몸이 되었어! 에서 오는 만족이 아니라 

내가 노력한 것들이 사라지지 않고 내 몸에 남아있다는 것에서 오는 만족이다. 


조금씩 더 오래 움직일 수 있었고, 조금씩 더 무거운 웨이트를 들 수 있게 되었다. 

느리지만 천천히 내 몸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이렇게 자연스럽고 만족감을 주는 일이 었다니. 

조금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였다. 


요새는 운동하는 여성들의 모습에 많은 자극을 받는다. 

모든 운동을 순식간에 마스터하는 개그우먼 김민경, 

얼마 전에 엄청나게 변신한 모습으로 피트니스 대회에 참여한 배우 황석정까지

완벽한 외모를 가진 미인들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잘 쓰고, 끝까지 무언가에 도전하는 모습이 멋진 사람들이라서 좋았다. 


예전에는 날씬한 여성의 사진을 휴대폰에 '자극 사진'이라고 저장해 두고 동경하곤 했다. 

그리고 유독 두꺼운 나의 허벅지와, 살집이 잡히는 나의 뱃살을 부정하고 싫어했다.

여전히 내 허벅지는 청바지를 입을 때마다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고, 

눈만 아래로 내리면 친근한 뱃살이 바로 보인다. 

하지만 운동을 하고 변하는 내 몸을 보면서 내 몸을 긍정하기 시작했다. 

어깨가 넓고 곧은 편이라 상체 운동할 때 안정적이고 

허벅지는 굵은 만큼 근육량도 있는 건지, 하체 운동할 때 무거운 무게를 들어도 끄떡없다. 

팔 근육도 제법 단단해졌고, 뱃살도 많이 사라져 복근의 흔적이 아주 조금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몸은 언제나 운동할 준비, 변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몸의 주인인 내가 삐뚤어진 눈으로 보고 있었던 거다.  


운동을 하면서 근육 욕심이 생겼다. 

여자들이 근육 운동하면 울끈불끈 해질까 봐 걱정하는 걸 두고 

"아르바이트 시작하면 이건희 될 까 봐 일 안 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하던데 

3개월 넘게 웨이트를 열심히 했지만 근육은 아주아주 미세하게 생겼다. 

체지방이 줄어들며 원래 있던 근육이 발굴된 것에다가  

등이나 가슴 같은 잘 쓰지 않던 부위를 운동하다 보니 조금씩 단단해지는 정도다.

헬스장에서 열운동하시는 많은 남자 회원들에 비하면 

나는 이제 겨우 사람 구실 하는 수준의 헬린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근육을 키우고 싶은 건, 근력 운동을 통해 확실히 더 나아진 체력을 느꼈고, 

언젠가 10킬로 러닝도 쉬지 않고 하고 싶고, 

나중에는 건강한 할머니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 연방 대법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를 보고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꾸준히 운동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반해버렸다.  


https://youtu.be/aSRTx3jg4RA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와 함께 운동을! 


운동은 많은 것을 얻게도 해주지만, 잃지 않게도 해준다. 

지금 가지고 있는 나의 건강, 젊음, 삶에 대한 생각들을 근육처럼 단단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히 운동하려고 한다. 


내 꿈은 근육형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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