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가 아닌 모든 것의 얄궂은 여운
"언어의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한 모든 언어의 표현"
감정을 말로 설명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15년 전 그의 말을 그때는 알아채지 못했다. "언어의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한" 모든 표현을 알아채지 못할 때 몸으로 표현하는 모든 표현은 설명이 부족하다. 그러니 내 안의 감정 표현을 충족시키기 위한 가장 적당한 것은 언어일 텐데 이 또한 완벽한 언어로 표출될 수 없으니 내 안의 감정은 나만 알 뿐이다.
내 감정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혹은 내 감정이 이러하니 오해하지 말길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는 음성으로, 활자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언어로 표해내지만, 그 감정을 그것으로 받아들이는 데에도 화자와 청자 간의 간극이 존재하므로 듣고 싶은 대로 듣게 되는 우리의 청각엔 그 간극마저 얄궂게 기능한다.
1+1=2 이기 때문에 1+1=2 가 아닌 모든 것은 1+1=2 가 아닌 것이다. 이 무슨 개똥 같은 소리. 언어의 모든 표현이 1+1=2 라면 우리에게 여운은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이 겨울에 표출되지 못한 "언어의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한 모든 언어의 표현"*은 봄이 되면 떠오를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도록 부력처럼 여운이라는 빈 공간을 제거하지 말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완벽한 해피엔딩은 진부하기 마련이니까.
* 장의준, 「메갈과 저항의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