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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호 May 04. 2018

신들의 정원 ㅡ 불가리아 2

고대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플로브디프 (하)

<불가리아 정교의 부활절 기념 조형물이 시청 앞에 설치되어 있다. 이곳은 인증샷 장소이기도 하다>


<하루 두 번 시티 투어 안내를 진행하는 자원봉사자와 참여하는 관광객들 표정이 진지하다. 한 팀당 대략 20여명 되는 듯 하다>

< 이 동상의 의미가 뭐라고 하기는 했는데 딴짓하고 해찰하느라 못들었다>


플로브디프는 발에 차이는 것이 모두 유적이다. 시청 분수대 앞에서는 하루에 두 번 무료 관광 안내를 해준다. 약 두어시간 발품 팔면서 따라다니면 대충 중요한 것은 주마간산 할 수 있다.

가이드는 두 명에 각 한 팀이다. 예쁜 언니하고 그냥 수더분해 보이는 총각이다. 빈센트형 왈 예쁜 언니 설명이 성의 없어 보인단다. 할 수 없이 그냥 수더분한  총각 따라 다녔다. 예쁜 언니는 애석하게도 딴 길로 갔다.  비오형과 나는 아름다움을 잃었고 빈센트형은 성실함을 얻었다. 빈센트형은 열심히 듣고 비오형과 나는 열심히 딴 짓하고 해찰만 했다. 확실히 빈센트형은 범생이고 나와 비오형은 문제 학생이다.


먹거리 또한 아주 흡족하다. 첫째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최고급 레스토랑을 검색해서 괜찮은 음식을 충분히 먹더라도 우리나라 비용의 1/3 을 넘지 않는다. 불가리아의 GNP가 우리나라의 1/4 수준을 넘지 않으니 물가 역시 그렇게 보면 된다.

<이 식당은 호텔이 운영하는 곳으로 구도시에 위치해 있는데 플로브디프에서는 꽤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일단 한 잔 부터...>


터키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료수가 석류 착즙 쥬스라면 불가리아는 레모네이드이다. 눈물 나게 시다. 거의 생 레몬즙이라고 하면 맞을 듯 싶다.  그런데 이것도 중독성 있다. 자꾸 먹고 싶어진다. 하지만 길거리 카페에서 음료수나 음식 주문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키릴문자만 쓰인 메뉴판 해독은 Uㅡboat 암호 해독과 다를 바 없다. 열심히 키릴문자 공부해서 읽기는 하는데 해석이 안된다는 것. 참 환장한다. 그래도 영어가 적당히 통해서 천만 다행이다.

<맨 밑에 있는 그림을 보고 그냥 찍었다. 이게 아마 레모네이드일 것이라고. 딱 맞췄다. 이 카페에서 레모네이드 한잔 가격은 우리 돈으로 대략 천육백원 쯤?  서울같으면 한잔에 적어도 6~7천원 할건데... >


<헤밍웨이 식당의 부활절 특별 메뉴는 양갈비찜이었는데 양과 맛과 값이 넘버 하나>


카페거리에서 차 마시고 이곳저곳 구경했다. 대가리가 노란 조그만 초딩 쯤 되는 놈이 내 앞에 다가와서 "곤니치와" 그런다.

내가 그랬다. " 뭔 니치와?"

그랬더니 또 그런다. "니 하오?"

내가 그랬다. "니가 두 마디 밖에 모르는 모양이구나. 꽤나 동양 사람하고 이야기가 하고 싶었나 보구나 ㅋ"

그 앞에 와인 하우스 주인 언니가 보고 있다가  킥킥 웃는다. 그리고 내 눈과 마주친다. 스파크가 팍 안튄다. 답은 나온거다. 저녁에 술 마시러 저 와인하우스는 안간다는 거다.


<저 뒤에 있는 쪼만 놈이 자꾸 말을 건다. 이 언니는 뭐가 그리 좋은 지 자꾸 웃는다. 바로 뒤에 보이는 식당이 구글 식당 평가에서 4.7 쯤 나온 캐쥬얼 식당이다>

길거리 상점 앞에 의자 놓고 담배 피우는 쥔 양반이 스마트폰에 들어온다. 그리고 사람들이 지나간다. 또 오가는 사람들, 이야기하는 사람들, 분주하지 않은 사람들(여기 사람들은 모두 분주하지 않다), 마리오네트를 가지고 길거리 공연하는 사람을 본다.

 불가리아는 한국과 거의 비슷한 크기이다. 아주 조금 크다. 인구는 800만이 안된다. 점점 더 줄어들어서 걱정이라고 한다. 플로브디프는 서유럽과는 다른 잔잔하고 차분한 동유럽의 어느 도시 풍경이다.

이상하게 이국 땅이 낮설지 않고 정겹다. 떠나올 때 마누라가 그랬다.

"비행기편은 편도만 끊어서 가시구려!"

그런데 지금 이런 생각이 든다.

'정말 편도만 끊어서 올 껄 그랬나?! ㅋ'


<카페 거리의 커피 매장. 저 언니의 코는 새의 부리 만큼이나 뾰족하다>


<비오형이 그랬다. "예뻐서 찍었지?!"

아시면서 왜 꼭 물어보실까 ㅋ>


<이 사진 우연찮게 찍었는데 마음에 든다>


<이 언니는 뭐가 그리 신이 났을까?>


<애 엄마가 마치 꿀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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