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벌 수 있을까 / 김선호
돌고래가 인사하는 아침에는
심장이 뜨거워진 엔진이 쉬고
흰 빛을 가진 작살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화살이 새겨진 문신은 그물을 내린다
어느 때 어느 곳
흔들리는 배 위에 낯선 손님은 없고
가끔씩 호흡을 끊는 바람이 소금기 보태면
바다는 말을 이어가지 않지만
식용유에 튀겨진 가자미는 더 조용하다
썰물이 구름 그림자를 따라간 후
일주일 84시간 노동을 채운 엽랑게는
눈깔을 반짝 세우고
은모래를 거래한다
저멀리 배가 지나가든 말든
밀물이 들 때는 거울을 들이민다
언젠가 달달하고 끈적하게 간이 밴 다리를
반찬 그릇에 떼어준 적이 있어
지금도 한 쪽 다리는 절고 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물 비린내는 가끔씩 담을 넘어온다
어떤 사진이 찍고 싶으냐는 물음에
갈매기는 옷을 갈아 입고 하늘을 난다
어디서 너를 만나기로 했느냐 묻자
수족관 속 광어는 납짝 엎드린다
돈은 벌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튀겨진 가자미가 반대로 돌아 눕는다
언제 우리가 사랑할 수 있냐는 질문에
컴컴한 하늘에 그저 별만 총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