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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호 Sep 03. 2018

음악과 소리는 여기서부터
다른 길을 간다 3

   

<5만 년 전 ~ 19세기까지> 

         

* 음악은 시간의 예술     

음악은 시간의 예술이다. 한번 연주되거나 공연된 것은 똑같이 다시 들을 수 없다. 이미 지나가 버렸기에 화투판의 용어로 낙장 불립이다. 좀 고상한 척하면 '시간의 불가역성'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인간은 음악을 어떻게든 붙들어 놓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해왔다. 바로 그것이 오디오의 역사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미술과 달리, 인간이 음악을 언제든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돌이켜 보면, 인류는 음악이나 소리를 저장하려고 별 바보 같은 짓을 다 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오크통에 대고 노래를 부르고 나서 마개를 막은 다음 다시 마개를 열고 들어본 것이다. 완전 바보 잔치한 것이다. 만약 그 오크통에서 소리가 재생되어 나왔다면 이렇게 나왔을 것이다.

"야!  이 바보 멍충아 ㅋㅋ"     


인류 역사상으로 볼 때, 참으로 많은 세월이 흐르고 흘러 오르골과 같은 일차원적인 음악 발생기가 나왔다. 18세기에 나타난 이것은 엄밀히 말해서 음악의 재생은 아니고, 오디오로 볼 수도 없다. 어쩌면 장난감 같은 좀 애매한 위치이다. 


오르골은 얇은 구리판을 서로 다른 길이로 가늘게 갈라, 태엽에 감긴 돌기가 하나씩 건드리게 하여 소리를 내는 방식이다. 이와 유사한 것은 종이에 구멍을 뚫은 뒤 돌아가는 판에 얹어 소리판이 구멍마다 걸려서 소리를 내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러던 중 19세기 중반 오디오의 원조라고 볼 수 있는 장치가 드디어 개발되기에 이른다.  


        


* 포노토그래프(Phonautogragh)      

포노토그래프는 프랑스의 레옹  스콧드 마르탱빌(Leon Scottde Martinville)이 개발한 인류 최초의 레코딩으로,  1857년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에 발표되었다. 원리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통에 대고 소리를 내면 구리 진동판에 연결된  바늘이 원통에 감긴 먹종이에다가 신호를 긁는 것이다. (사진 참조)   

  


그러나 이것은 애석하게도 레코딩은 맞지만 재생을 할 수 없는 치명적 결함을 안고 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것을 의미 없는 물건이라고 폄하했다. 그 이유는 에디슨의 축음기를 인류 최초의 오디오로 위치시키려는 의도도 일면 깔려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역사는 힘 있는 놈이 장땡이다.          


      

* 스피커의 등장     

독일인 과학자 요한 필립 라이스(Johann Philipe Reis)가 1861년 처음으로 전기를 이용한 스피커를 실험했다. 13년 후인 1874년  지멘스(Ernst W. Siemens)는  자석 속에 원형 코일을 넣어 진동하게 하는, 스피커의 원조 격인 무빙 코일 변환기(moving coil transducer)를 개발하여 특허를 냈다. 그리고 3년 후 혼(horn) 형 스피커를 내놓게 된다. (사진 참조) 이것은 전기로 신호를 재생한다는 점에서 '전기와 소리의 재생 시대'가 열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 축음기(포노그래프 : Phonograph)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이 1877년 11월 축음기를 발명하였다. 에디슨이 처음 발명한 축음기는 아연 포일을 입힌 실린더였고, 이후 셀락과 같은 재질의 원통으로 제작되었다. 셀락은 천연 동물성 수지인데 충격에 약하다. (사진 참조)          




* 그라모폰(Gramophone)     

에디슨의 포노그래프가 시판되고 있었으나 음질이 신통찮고, 원통형  소프트웨어가 내구성에 있어서도 취약한 점이 많아, 독일 출신의  미국 발명가 에밀 베를리너(Emil Berliner : 베를린 사람이었나벼)는 둥글고 넓적한 원판을 개발하게 된다.  이것은 SP판이라고 하는데, 이 소프트웨어와  재생기를 그라모폰(Gramoghone)이라는  이름으로 1887년에 특허를 받았다. (사진 참조)       

   


* SP판(Standard - Playing Record)      

19세기 말부터 대략 60년 동안 사용된 음악의 재생 소프트웨어이다. 판을 만드는 주원료는 셀락(shellac: 동물성 천연수지)이며, 1분간 78회전 한다. 초기 형태의 SP는 앞서 언급한 대로  그라모폰을 고안한 베를리너가 만들었다. 최초에는 도넛 크기인 12.5cm로 아주 작았다.  

    

처음에는 발로 구동하는 체인 방식이었으나, 이후 뉴저지의 엘드리지 존슨이라는 기술자의 스프링 모터를 축음기에 도입했다. 1903년에는 25cm와 30cm 판이 나와 각각 3분과 4분 30초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음반은 잘 깨지고 부서져서 '쿠키'라는 별명도 있다. 하지만 배가 고프다고 뜯어먹어봐야 별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다이어트에는 큰 도움이 된다는 설이 있기는 하나 중금속 축적과 배앓이에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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