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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호 Nov 10. 2018

너한테 맞아서 눈이 멍든건지


너의 그림자 / 김선호


너한테 맞아서 눈이 멍든건지

가을 하늘이 원래 파란건지

아무튼 바다를 닮은 하늘

늦은 해 얼른 숨어 버린다

마음은 참을 수 없는 빈혈에 시달리고


네 손톱 잘라놓은 초승달

흐뭇한 가을 달빛 늘어놓아

풀포기 누렇게 젖는다

귀뚜라미 우는 소리 사이로

가슴의 황소 더딘 되새김 소리


미친년 속곳은 그림자끼리 다투고

게으른 구름마저 달아나버렸다

너도  따라 달아나버리고

나는 코뿔소 뿔에 받힌 곳에

댓잎 두드리는 슬픈 종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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