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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호 Nov 09. 2018

되리에 빠진 어부

가을 나루/김선호


나루터에 지는 해가 걸린다

저뭇해져 갈기슭에 매어 둔 배

갈대 그림자 사공이 된다

생각 물들어 흔들리는 배

바위는 강가에 앉아

흐르는 물 들여다 본다


어지럽게 떨어지는 단풍잎

산너머 지쳐 돌아온 새

차가운 강 소리내어 흐르고

굶주린 까치 곳곳에 운다

손톱만한 초승달  

강물에 떠내려 가는 꼴난 달빛


서쪽 울타리에 가을 밤 머문다

발 끝에 내리는 찬 이슬

어부는 되리*에 빠져

아랫마을 가고

그물 손질하는 아내

손 등에 비늘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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