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기
13. 대서양의 시간이 말을 건네는 나라
포르투갈. ㅡ 에필로그 ㅡ
한참의 시간들
노랗고 빨갛고 풀빛을 지닌 트램들 사이로
리스본의 표정들을 기억하고
또 창문 너머 지켜보는 눈동자와 헤어진다
시대를 이어주는 끈들로 더불어
까몽이스 광장에 서서
벽에 붙은 주소의 이름으로 그를 만난다
그는 또 지금 포르투갈에서
나와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기도 하다
한 때 암울했던 울음이 있던 곳에
카네이션이 매 해 피어나고
웃음을 잃은 사람들은 천천히 웃고 있다
그 역사의 광장에 서서
흔적의 벽과 하늘을 바라본다
아름다운 곳의 아름다운 추억은
시간의 또 다른 일기장이다
아름다운 곳과 헤어진다는 아쉬움은
현재 내가 살아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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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프랑크프르트에서 환승했다.
공항 터미널에 괴테의 모습이 있다.
괴테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
늙는다는 것에 대하여 이렇게 정의했다.
“관대해지려면 나이를 먹으면 된다.
그 어떤 잘못을 봐도
모두 자신이 저지를 뻔했던 것들이기 때문에
용서할 수 있게 된다.”
“젊었을 때 노인의 장점을 알아채는 것,
노인이 돼서 청년의 장점을 유지하는 것,
두 가지 모두 매우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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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서도 엄청나게 인기있는 포르투갈계 브라질리언 노래 하나 덧붙인다.
음반도 물론 샀다.
포르투갈어로는 파울라 페르난데스로 읽는데 브라질 사투리(?)로는 파울라 페르난지스 (Paula Fernandes).
노래 제목은 '불새'이다.
불새처럼 살아가라는 걸까
아니면 내가 그렇게 살고싶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