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루투갈 여행기
12. 대서양의 시간이 말을 건네는 나라
포르투갈
아제나스 두 마르 / 김선호
사마귀 떼어낸 자리
밤의 맥박은 저홀로 뛰고
나는 나체가 된 노래를 사랑하고 있다
또 매일 자고 일어나
너의 형상을 다시 만들고 너를 부른다
그러나 한줌 움켜쥔 모래
손가락 사이로 어느새 흘러 내리고
공허한 허상
죽은 조개의 꿈으로 붙어있다
나는 어쩌면 매일
무지개의 크기를 재보려고
너를 찾아가는 지도 모른다
절룩이며 찾아가는 길
자꾸 기침이 나온다
찬바람은 너의 잠옷을 끌고
다시 겨울로 가고
그래서 때로 눈을 감은 매몰찬 바람
병든 영혼과 숨바꼭질 하는 외로운 계절에
나는 오늘도 푸른 바다 한 가운데
낯선 시간으로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