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칭따오
중국의 작은 유럽 칭따오(青岛) 2
청양에는 무슨 옥외 미술관 같은 것을 비롯해서 두어가지 볼거리가 더 있기는 한데 뭐 그렇게 권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청도 시내로 가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아무튼 러시아워 만 아니면 청양에서 청도 시내까지 70-80 위안(한화 1만2천원 ㅡ 1만 5천원)이면 가고싶은 곳까지 간다. 방향을 잔교(栈桥) 쪽으로 잡으면 중간 쯤에서 중국에서 가장 긴 다리를 오른쪽으로 볼 수 있다. 마치 영종대교나 가덕대교 사돈의 팔촌 쯤 되어 보인다.
규모면에서는 엄청나다. 전장이 42Km라고 한다. 길기는 정말 길다. 자기네들 말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라고 한다. 맞는지 안맞는지는 잘 모르겠고.
보통 잔교라 함은 절벽과 절벽 사이나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바다에 배가 접안하기 쉽도록 다리를 설치한 것을 말한다. 칭따오의 잔교(栈桥)는 육지와 바다 가운데에 지은 회란각을 이은 다리이다. 1897년 독일이 이곳을 조차할 때 독일 함선이나 상선이 접안하기 쉽도록 만든 것이 시초이라고 한다.
얼마 전, 한 2년 동안 보수 공사 때문에 폐쇄했다가 다시 열었다. 지금은 관광 명소가 되어서 여행객이 여기서 증명사진을 찍지 않고 가면 칭따오에 오지않은 것이라고 할 정도이다. 따라서 나는 칭따오에 열 번을 넘게 왔어도 잔교에 처음 왔으니 칭따오를 처음 온 것이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잔교에서는 무조건 증명사진 겁나게 찍으면 된다. 잠수함과 구축함이 있는 해군사령부도 보이고 마천루의 칭따오 시내 건물들도 보이고 그림같은 요트경기장도 보이니까 그냥 막 스마트폰 사진기 셔터 눌러대면 장땡이다.
잔교 주변 건물도 대부분 유럽풍의 건물들이 많아서 운치가 있다. 가장 좋은 자리에는 한국이나 중국이나 깔끔한 인테리어의 닭튀김 또는 햄버거 패스트푸드 식당이 있다. 그런 식당에서 멀건 커피 한잔 시켜놓고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다만 중국은 그런 깔끔한 패스트푸드점도 화장실은 '쪼그려쏴' 변기가 있다는 골때리는 점 유의해야 한다.
잔교에서 걸어가도 되고 택시타고 가도 되는 등산로가 있다. 시아오위산(小鱼山) 올라가는 길인데 이곳에 올라가면 칭따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그런데 말이 등산이지 사실 아주 완만한 산책로라고 보면 된다. 동절기에는 가끔 수리 때문에 폐쇄하는 경우가 있으니 사전에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또 잔교에서 가까운 곳이 5.4 광장이다. 붉고 둥근 조형물이 있는, 말 그대로 광장이다. 이곳은 마치 아울렛 같은 분위기이다. 중저가 브랜드샾이 밀집되어 있고 까페도 많다. 그 앞으로는 올림픽 요트 경기가 열렸던 요트 경기장이 있다. 지금도 울긋불긋한 각종의 요트와 스피드보트가 바다 위에 동동 떠 있다. 이곳에서 느끼는 것은 혁명이 깔아놓은 광장에서 자본주의가 신나게 놀고 있다는 것. 그것이 어쩌면 오늘의 중국인지도 모른다.
바닷가를 따라 택시로 십분 쯤 가면 칭따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이 있다. 이름하여 스라오렌(石老人) 골프장이다. 해안을 따라 지은 절경의 골프장으로 중국의 페블비치라고 할 정도이다. 이곳 골프장의 특징은 러프와 페어웨이 구분이 명확하다는 점이다. 러프는 거의 10센티 미터의 길이이기 때문에 페어웨이를 놓치면 댓가를 톡톡히 치른다. 그런데 한가지 거지같은 것은 요즘 중국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으면서 그린을 너무 느리게 관리한다. 이거 완전 짜증이다. 또 하나 짜증나는 것은 칭따오 전체 골프장 중에 유일하게 '쪼그려쏴' 변기가 있다는 거...ㅋ
중국스러운 노래 한곡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