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칭따오
중국의 작은 유럽 칭따오(青岛) 1
인천공항에서 한시간 십분이면 가는 곳.
중국이면서 중국같지 않은 곳.
맥주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
마치 작은 유럽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곳.
페블비치 만큼이나 아름다운 해변 골프장이 있는 곳.
과거 독일 조차의 흔적과 혁명과 개량적 자본주의가 엉켜있는 곳.
그곳은 바로 산동성 칭따오(青岛)이다.
이곳은 19세기까지 그저 조그만 어촌에 지나지 않았으나 1898년 독일이 조차권을 얻어 개발하면서부터 도시가 발전하기 시작한다. 지금은 상업 항구이자 군사 항구로서의 기능을 갖고 있으며 지난(濟南)까지 철도가 건설된 이래 중국에서 네번째로 큰 주요무역항으로 성장하였다.
칭따오 리우팅(流亭)국제공항에 도착하면 보통 사람들은 칭따오 시내로 먼저 간다. 하지만 시간이 있다면 우선 청양(城阳)을 먼저 가는 것이 좋다. 청양의 지아지아위엔(家佳源)까지는 대략 택시로 10분 거리이다. 이곳은 주로 쇼핑센터가 밀집된 곳으로 식당과 볼거리도 한 몫 한다.
가장 먼저 가봐야할 곳은 루방 거리(鲁邦 国际风景街)이다. 이곳은 새로 단장한 거리이지만 주로 유럽식으로 건물을 지었고, 거리마다 조각품들도 재미있는 것들이 비교적 많이 전시되어 있다. 또 까페거리 답게 커피 전문점도 즐비하다. 이 거리는 "어디 놀러갔다 왔소이다"하고 찍는 이른바 '증명사진' 찍기에는 안성마춤이다. 대강 찍어도 배경이 받쳐줘서 그럴싸하게 잘 나온다. 몸에서 Radioactivity만 나오지 않는다면...
루방거리 통로를 통해서 조금 작은 백화점 비슷한 곳도 찾아볼 수 있는데 그곳은 한국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매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증명사진을 다 찍고 나서 배가 고프다면 진짜 중국사람들이 가는 샤브샤브집으로 가는 것이 좋다. 청양은 유사 한국 식당이 많아서 대강 식사하기는 좋으나 맛은 그닥 별루다. 때문에 중국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식당을 찾아가야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바로 그런 곳으로는 지아지아위엔(家佳源) 사거리 동편의 후오포냥 후오구오청(火婆娘 火锅城)을 권하고 싶다. 식당은 8층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샤브샤브 요리가 일품이고 또 가격도 알맞다. 주변의 한국 이름 달고 있는 이상한 식당에 가서 맛없는 음식 먹으면서 눈탱이 맞는 것보다는 훨 낫다. 이 식당에서는 공연도 하는데 여자 가수가 유명한 중국 노래를 부른다. 나름 고객 배려 차원의 문화행사인 듯 하다.
좀 더 고급스러운 식사를 원한다면 동쪽으로 세 블럭 쯤 내려가서 츄안거(船歌) 위수이지아오(鱼水饺)라는 식당을 찾아가면 좋다. 이 집의 요리는 주로 큰 물고기찜, 가리비 요리, 대하 요리, 랍스타 요리 등 싱싱한 해산물 요리가 주종인데 이외에 특별히 두 가지는 꼭 주문해서 먹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첫째는 중국식 족발요리이며, 둘째는 문어 먹물 교자이다. 문어 먹물 교자는 이 집 대표요리이기도 하다. 존경하는 선배님 한 분께서 이곳으로 초대를 해주셔서 53도 마오타이 사촌쯤되는 빠이주와 함께 거하게 만찬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