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 김선호
길목 돌아서면 손 놓고 떠나는 태양
그때 나는 시름시름 앓는 몸살이 찾아온다
환전소에서 받아 든 낯선 화폐
공항의 차갑고 낯선 바람
주름치마 팔락거리는
약간 두꺼운 엠보싱 쪽빛 하늘과
아름다운 강물은 생각으로 남고
몸은 페인트 칠이 부슬부슬 부서지는
이베리아의 나라로 간다
세 뼘 가까이 너를 부르고 싶다
손가락 다섯 마디쯤 너와 노래하고 싶다
문법도 맞지 않는 묘한 이야기
산허리에 머물 때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은
남도 사랑하고 싶어 한다
그래? 그럼 뽀르뚜에 있을 때
가슴 가득 그리워지겠지
그래? 그럼 너를 데리고 가이아로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