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을 사랑하려면 / 김선호
오늘 희뿌연 약속이 포말로 떠다니는
그리고 때로 어두운 바다 밑으로
그리움 가라앉은 어느 나라
그곳에 푸른 하늘은 방황하고 있다
동 루이스 철제 교각 건너
길을 잃은 연인 기둥 옆에 앉아있고
선글라스에 강물 담은 여인은
이끼 낀 벽 사이로 중세의 침묵을 배운다
우리의 언어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고
말은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흐르는 강물을 사랑하려면 질문이 필요하다
그러면 다닥다닥 붙은 유리창 사이로
수없이 널어놓을 말과 언어가 필요하다
Love is the Answer의 의미를 조금씩 배우면
대답은 한없이 떠내려가서 바다에 도착하고
오래전에 했던 약속과 대답은
바다를 바라보는 동공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