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울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억눌렸던 마음은 별 것 아닌 일에도 터져 나오곤 했다. 전조증상도 없이 목이 메어버리는 스스로를 보며 정말 어딘가 꼬여도 제대로 꼬였다는 생각을 했었다. 티 없이 자란 사람들이 부러웠다. 언젠가까지는 세상이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존재했다.
목놓아 운다고 달라지는 게 있을까. 무엇 때문에 슬픈지, 뭐가 그렇게 억울한지 나는 알지 못한다. 구석구석 켜켜이 내려앉은 슬픔만이 나를 옭아맬 뿐이다. 하지만 울었다. 또 탓했다. 대상을 모르면서도 울고 탓하고 억울해하는 행위 자체로 나아질 때가 있었다.
타고나지 못한 것,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음을 상기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서로를 이리 재고 저리 재어 비교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모두 각자의 사정이 있음을, 다른 이의 슬픔에 안심하거나 다른 이의 행복에 부러울 필요가 없음을 세뇌했다. 우리 모두는 그저 존재할 뿐이니, 누군가를 위해야 한다면 나를 위하자는 다짐을 끝도 없이 했다.
애인에게 나를 왜 사랑하게 되었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내가 사랑해 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 스스로를 사랑하지도 못했으면서 어떻게 그를 사랑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가지고 있는 사랑이 많은데 그걸 나에게는 주지 못해 온전히 다른 이에게 퍼줄 수밖에 없었던 걸까. 간절히 사랑받고 싶으면서도 받는 법을 몰라 주는 것밖에 못했던 걸까. 어쨌든 사랑을 받은 후에야 그것이 스스로를 향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여전히 울고 싶을 때가 많다. 힘들게 산 것도 없으면서 툭하면 눈물이 난다. 이 마음은 대체 언제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지속되는지 모르겠다. 아직 괜찮지 않다. 아무 도움 없이 스스로 사랑할 수 있으려면 아직 멀었다.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더 많이 퍼주고 퍼줘서 그 마음이 돌고 돌아 나에게 도착하도록, 그렇게 내 안에 스스로를 위한 사랑의 자리가 있음을 확인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이 막막한 마음을 안고 겨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