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스포츠 물병

소비중독증이라면 싫겠지?

by 강소록



밥하고, 운동하고 싶은 날은 운동하면 그나마 괜찮고, 텔레비전보고, 핸드폰 서치하다 쇼핑하는 게 요즘의 나이다.

잠들 때가 되면, 오늘 하루도 잘 살았네 하는 생각보다 허투루 흘려보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슴이 답답하다.


시험을 앞두고 매일 새벽부터 공부하며 고생하는 남편은 밤 9시가 되기 바쁘게 저녁에 마신 술기운으로 곤히 잠들어 있다.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해서라도 쇼핑중독을 고치고 알뜰하고 부지런히 살림해야 하는데, 좋은 생각과 바른 습관이 자리 잡기도 전에, 나쁜 생각과 잘못된 습관이 자꾸 반복되니 말이다.


여하튼 나 자신에게 실망이고, 조금도 칭찬해 주고 싶은 구석이 없는 요즘, 자존감이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에 글을 쓰면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


글쓰기를 쉬었던 이유는, 나만의 개성과 감성과 이성의 결과물을 가장 적절한 필체로 아름답게 잘 담아낼 수 있는 데 아직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자들께 아직 필력이나 문장력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해도, 비슷한 감정과 경험을 갖는 독자들이 공감을 해 주신다면, 계속적으로 나의 일상과 생각을 글로 써서 알리고 싶다.


물론, 구독이나 라이킷에 신경을 안 쓴다는 것은 거짓말이겠지만, 그동안 작품 하나하나에 얼마나 몰입해서 신중을 기했는가 자문했을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나의 욕심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지금은 밤 10시 35분.

대문 앞에 택배가 쿵하고 놓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녁에 주문한 스포츠물병일 거다.


사실 요즘 헬스를 조금 열심히 다니는데, 장비빨을 중히 여기는 나라서 쿠팡에 오늘 예쁜 스포츠물병을 시킨 거다.


다 쓸데없는 짓이다. 집에 물병이 어디 없을 리가.

항상 그랬다. 몇 천 원, 만원정도하는 물건은 우습게 여기고 지출했던 것.


이젠 단 몇 백 원짜리도 몇 백만 원으로 여기고, 신중하게 결정해서 소비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그리고 오늘 배송된 물병을 가지고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하기로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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