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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나무에 단풍잎
이상한 나라의 과학자 우리 딸
by
강소록
Apr 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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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사뭇 심각한 듯 물었다.
"엄마, 벚꽃이 다 지고 나면 나무만 남는데, 그럼 가을 되면 그 나무에서 단풍잎이 나와?"
문제는 그 질문을 하는 딸의 나이가 24살 대학생이었기 때문이다.
" 얘, 벚꽃나무에서 벚꽃이 피고, 단풍나무에서 단풍이 나오지,
콩 심은 데서 팥이 나오면 되겠니?"
그러자, 딸이 금세 하는 말이 아주 귀엽다고 해야 하나?
"요즘 애들이 귀엽게 이런 말을 한대.
난 초록색이 좋아서 보고 서 있고 싶은데, 그냥 걸어가래요.
초록불에 서고 빨간불에 건너가면 안 돼요? 한대. 귀엽지."라고 말했다.
딸의 말을 듣고 순간 설득당할 뻔했다.
자기가 실수한 걸 덮으려고 지어낸 말 같기도 하고, 진짜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들고.
아무튼 우리 딸 고딩때 과학은 젬병인 걸 증명한 셈이다.
아니 이게 고딩때 수준은 아니지,
유치원생도 알만한 내용일걸.
조기교육의 실패라고 해 두자.
봄 벚꽃이 밤에도 하얗게 조명을 비춰주듯 환한데, 우리 딸은 오늘도 돈가스집 알바하고 늦은 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다.
주말도 아닌데 평일에 배달이랑 포장이 많았나 보다.
집에서 좀 해서 먹지.
말도 못 붙이고 방에서 슬그머니 나와 낮에 벚꽃나무 단풍나무로 놀린 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왠지 딸에게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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