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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은 숨기기 어려워
최소한의 타인을 위한 배려
by
강소록
Apr 23. 2025
영화 '시월애'에서 한 여배우가 내뱉은 명대사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
"사람에겐 숨길 수 없는 세 가지가 있는 데요,
기침과.. 가난과.. 사랑이에요."
요즘 들어 부쩍 잠잠했던 천식이 다시 재발했는지 밤낮없이 쿨럭댄다.
특히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나, 추운 날에는 더 하다.
기침을 하다 보니 영화 속 명대사가 생각나고, 줄줄이 비엔나소시지처럼 계속 생각주머니가 나온다.
(왜 자꾸 유부주머니가 생각이 나지? 이 시점에)
오늘 점심에 의왕 백운호수에 있는 만두전골집에 초대되어 넷이서 식사를 했다.
기침을 해서 조심스레 식사하고 있었는데, 김치만두가 약간 매워서 기침이 났다.
물이 또 얼음처럼 찬 냉수라 벌컥 마시니 사래가 들렸다.
한참을 켁켁대다가 물냉은 또 안 먹을 수 없어서 겨자에 식초를 식성껏 듬뿍 넣었다.
왔다! 넘 맛있는 거!! 국물부터 후루룩 드링킹 하고 면치기를 해보려는데, 옆에서 대접하시는 집사님이 말을 시키는 것이다.
"아, 일단 먹고 나중에 티타임 때 얘기하기로 해요. 먹다가 튈 까봐요."
내가 눈과 입은 냉면 그릇에 고정시키고 그렇게 고따구로 말하고 있었다.
"아, 정신 챙기자! 눈치 없이 식사를 방해했네요. 죄송해요. 하. 하."
다행히 맛있고 배불리 기분도 좋은 식사를 했다.
기침이라는 건 혼자 있을 땐 괴로운 질병일 뿐이지만, 남들과 있을 때엔 숨기기 어렵고
불편하게도 할 수 있는 태도나 예절, 즉 공중도덕의 영역에 해당된다.
코를 풀고, 들이마시고 기타 신체 여러 가지 자연적 현상이라 할지라도 타인을 존중해서 조금 조심하고 삼가면 더 깨끗하고 멋진 세상이 되지 않을까.
물론 나는 부부사이에 집 안에서 방귀 트는 건 찬성하는 한 사람이다.
집이야말로 안식처이자 휴식처인데 힘주고 살 순 없지 않은가.
편하게 살고, 편하게 해 주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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