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라이딩 스타의 탄생

by 강소록

내가 술을 5년째 한 방울도 안 마시는 이유가 있었다.


이유인즉,

24시간 대기조 라이딩 무알콜 인간이 바로, 나. 다.

오전조는 퇴직한 남편과 팀원이 두 명이지만, 오후조는 남편이 술시라서, 라이딩은 나 혼자 해야 한다. 여기서 술시란 술 마시는 시간을 말한다.


우리 가족 중에 운전면허는 우리 부부밖에 없는 게 화근이다.

아직 멀대 회사원 아들이랑 모솔 대학생 딸까지 라이딩을 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여름철에 냉장고 캔맥주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대리만족으로 시원한 콜라를 벌컥벌컥 마셔댔더니, 웬걸? 살만 겁나 쪄 버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우리 딸은 콜라를 물보다 더 많이 마시는데, 콜라를 발명한 사람에게 노벨상을 왜 안 주냐고 하더라. 완전 어이가 없다.


술을 끊으니까, 지능은 더 좋아지는 것 같다. 기억력도 막 좋아지고, 사람들 이름도 오랜만인데 기억이 났다. 아마 우리 식구 중에서 기억력 배틀을 하면 내가 압도적으로 우승일 거다.

하지만, 항상 술을 꾸준히 마시는 남편은, 당연히 머리가 점점 나빠지는 게 눈에 보였다.

2년 전부터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데, 올해는 새벽부터 아주 머리 싸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늦은 오후의 일이었다. 아들 방에서 공부하던 남편이 큰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이런, 우라질!!”


책상 앞에서 남편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는데, 솔직히 웃음부터 나왔다.


‘그러게 술 좀 작작 마시라고 했지’ 하고 나는 속으로 말했다.

안 그랬는데, 술 때문에 남편이 점점 머리가 나빠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남편바라기인 나는 아내표 오삼불고기를 매콤하게 볶아 차려줬다.

그랬더니 소주와 함께 맛있게 먹은 남편이, 어느새 기분이 좋아져서는 칭찬을 한 번 또 해 준다. 그러니 내가 더 잘하게 될 수밖에 없지. 그걸 알고 칭찬해 주나?

당연히 그날 밤 딸내미 하굣길 라이딩도 내 차지가 되었다.

하늘에 별이 있다면, 우리 집에는 든든하게 가족을 라이딩하는 스타, 바로 내가 있다.

별과 같이 빛나는 눈빛으로 전방을 주시하며, 가족의 행복을 책임지기 위해 도로 위를 달리는 라이딩스타.

오늘도 나는 부드럽게 잡은 핸들을 놓치지 않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