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로 수재비 아이들은 (1)

by 강소록

기차덕후 도은이의 꿈은 열차기관사였다.


원래 대전에 살던 도은이네는 외갓집인 서울 마포로 일 년에 서 너번 기차를 타고 갔었다. 물론 회사에 가시는 아빠는 제외하고.

세 자매와 엄마는 덜컹거리는 무궁화호를 타고, 여유롭게 천천히 차창밖 경치를 구경하며 엄마가 언제 간식을 사줄지에만 관심을 가졌다.

간식 사달라 조르면, 항상 엄마는 기차를 타기 전 늘 먹는다는 그 유명한 가락국수를 아까 사 먹지 않았느냐고 하며, 단칼에 입을 닫게 만들곤 했다.


네 명이라 앞 뒤로 자리를 잡아 마주 보고 갈 수도 있는 기차인 게 애들한테는 그것이 너무 신이 났다. 그래서 서로 뒤로 간다고 떼를 쓰기도 했는데, 사실 뒤로 가는 게 더 불편하다는 걸 애들이 알기야 하겠나.




기차에 대한 추억이 많은 도은이는, 기관사가 되기 위해 한국교통대학교를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또 다른 이유는, 장녀인 도은이가 가족들을 위해 생활에 보탬이 되려고 굳은 결심을 한 것이었다.


수학성적은 80점 이상 되었지만, 나머지 과목은 아직 많이 부족했던 도은이가 목표가 정해지자 무섭게 불이 붙어서 열공을 했다. 그래서 고입도 성공했고, 고등학교 내신성적도 2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다. 중학교 때 일진이라 불리던 아이였는데 말이다.

교통대학교 평균 입학 내신등급이 2.5등급이라는데, 도은이는 걱정 없이 원서를 쓸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합격했을까?


물론 당연히 합격했다. 운전과에 들어가 졸업한 후에 흔치 않은 여성 기관사가 되었고, 철도가 아닌 서울 지하철 기관사로서 현재 재직 중이라고 한다.


기차의 기적소리가 기적을 만들었다. 도은이의 꿈이 어린 날 치기로 날아가 버릴 뻔한 숨어있던 기적을 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