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스승의 날 하루 전이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찾아오는 아이들로 학원이 들썩들썩하는데, 이번에도 한바탕 요란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원장은 내심 흐뭇했다.
수재비 수학 교습소는 스승의 날에 저녁강의는 비우고, 졸업생들과 식사시간을 늘 가졌다.
'아이들이 우르르 찾아오니 별 수 없이 밥은 먹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된 식사가 고정 루틴이 되어 버린 것이다.
물론 밥은 항상 중국집 자장면, 짬뽕에 요리는 테이블당 탕수육 중짜리 한 접시이다. 아이들이 많이 올 때는 열 명도 넘게 되니, 밥값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밥을 먹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중요한 요식행위가 있다.
그 조그만 샵에 들어가서 인생 네 컷을 조별로 찍는 것이다. 물론 원장선생님은 깍두기로 계속 끼워주고.
마치 애들의 인생에 이원장이 깍두기역할을 하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은 무엇일까.
여자애들은 사진 찍기 전에 거울을 보며 좀 더 카메라 마사지를 잘 받게 준비했고, 남자애들도 가발이며 선글라스 같은 소품들로 더욱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보이려고 했다.
각자 만족스러운, 또는 약간 아쉽지만 잘 살렸다고 서로 위로하며 사진을 뽑아 들고, 늘 가던 가향 중국집으로 향했다.
수제비 수학교습소 1호 제자 현세는 대학 졸업 후 웹툰작가로 작품활동을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일진으로 불리던 도은이는 한국교통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지하철 9호선 기관사로 재직 중이다.
이것은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하고, 공부마저 포기하려던 실수를 바로 잡고, 끈기와 집념, 그리고 성실로 아이들을 가르친 이원장이 일궈 낸 열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