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붉은 롱코트, 엄청나게 긴 파마머리의 키 큰 남자.
2025. 12.3 수요일 오후 4시 20분
마시고 가도 되냐길래 된다. 5시까지만 한다.
아메리카노 원두 선택 할 수 있냐길래
메뉴판에 물결표시 되어있는건 선택 가능하다고 함.
롤로 아메리카노로 달라길래
따듯하게 드릴까요? 물어보고 그렇다길래 계산해줌
창가 자리에서 카운터를 향해 앉아있길래
말 없이 창가 자리에 놔줌
여전히 카운터쪽을 향해 앉아서 여기서는 못 마시나요? 라고 하길래
네 라고 답해줌
여기서는 못 마셔요? 라고 재차 질문하기에
네. 안되요. 라고 단호하게 답해줌.
뒤 돌아서 창문을 향해 앉아 정상적으로 마시기 시작하길래
나도 이제 슬슬 로스팅 할 준비를 시작함.
로스팅 하려고 하는데 이거 포장해 주세요 라고 함.
포장해 주려는데
진상 : 원래 말투가 그러세요?
나 : 제 말투요? 왜 그러시죠?
진상 : 아니 원래 그렇게 손님 응대 하시냐구요
나 : 어떤 문제가 있어서 그러시죠?
진상 : 아니 제가 뭐 잘못했나요?
나 : 네? 아니 뭐가 문제신데요?
진상 : 방금 그런거요, 손님 응대를 그렇게 하면 안되죠
나 : 네? 뭐가 문제가 있었나요?
진상 : 먹고 가고 되냐고 여쭤봤고 된다고 하셨잖아요
나 : 네 다섯시까지라고 말씀드렸죠,
진상 : 아니 여기 앉아도 되냐고 물어봤을때 말투가 기분이 나쁘잖아요
나 : 음. 그럼 제가 어떻게 말해야 하죠?
진상 : 손님 응대를 그딴식으로 하시면 안되죠, 저 멀리서 왔어요
나 : 그럼 제가 뭘 어떻게 해 드리면 될까요?
진상 : 아 됬고 커피나 빨리 담아줘요
나 : (나도 이때부터 슬슬 기분이 매우 상함, 커피 탁 내려주고 눈 크게 뜨고 똑바로 쳐다보기 시작)
진상 : (커피를 챙기면서) 장사 그딴식으로 하지 마세요 (나가려고 문 열음)
나 : (뒤통수에 대고) 너 어디가서 그딴식으로 하고 다니지 마
사실 테이블에 다른 손님 안 계셨으면 진심을 담아서 개쌍욕 박아줄 수 있었는데...
다른 분들 계셔서 적당히 참음.
아 영수증 챙겨갔는데 후기 남겨주면 좋겠네.
소주집 알바, 7080 라이브카페 알바, 대기업 하청의하청의하청의하청직 등 오만 서비스직 다 해봤는데
이런 인간은 처음이라
글로 남겨봄.
이거 시리즈로 계속 해도 재미있을거 같다.
나에게 좋은 소재를 준 당신에게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