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슈퍼 해피 포에버

by Anonymoushilarious

어느 시골로 여행 온 남자 두 명. 둘 다 아주 나른하다 못해 여행하러 온 사람 맞다 싶다. 분명 과거에 묵었던 방에 묵고 있는 것 같긴 한데, 하나도 설레 보이질 않는다. 한 남자는 별안간 몇 년 전에 잃어버린 모자를 찾고 있질 않나, 한 남자는 무슨 사이비종교 같은 설교를 하고 있지 않나 이 여행 총체적 난국이다. 이들은 왜 여행을 온 걸까.


1. 조용히 죽어버린 아내, 허망한 남편


계속 보다보면 아까 모자나 찾고 있던 남편은 최근 아내가 죽었다. 그저 침대에서 자다가 죽었다고 한다. 이 남자는 아내를 그리워하는 걸까, 더 잘해줄걸 후회하고 있는 걸까. 도대체 굳이 과거에 온 여행지를 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 그들의 첫 만남에 대한 플래시백이 시작된다.


우연히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던 이유로 처음으로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된 둘. 누가봐도 남자가 반한 것 같았고, 호감도 표현했다. 서로에 대해 알지도 못하지만 서로에 대해 궁금해하던 풋풋함이 관객 입장에서는 보기 좋았다. 이미 영화 초반에 여자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인지 몰라도 여자의 화장기 없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 너무 예뻐보였다. 그 모습으로 하여금 그녀의 삶이 헛되지 않았고, 충분히 예쁘게 살았던 삶이지 않았을까 예상하게 만든다. 그런 예뻤던 그녀를 기억하는 남편은 아직 그의 사랑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일지, 그가 더 사랑을 표현해주었어야 했는데 안일하게 행동했다는 후회 때문일지 너무나 우울해보인다.


2. 하지만 예뻤던 그녀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모자


남편은 그들이 처음 만났던 장소에서 처음 선물했던 모자, 하지만 덤벙거리던 여자가 잃어버렸던 그 모자를 애타게 찾는다. 그 이유는 그 물건을 찾아야 그들이 행복했던 시간에 대한 증명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그녀를 사랑했던 그의 초심을 찾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과거의 그녀와 연결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했던 것 같기도 하다. 사실 그는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마 그는 더 미쳐돌아갔을 것 같다. 그는 몰랐겠지만 아내의 시선에서 전개되던 그들의 첫만남은 또 사뭇 다르다. 그녀는 그 곳에서 미래의 남편을 만났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찬란함을 기억하고 있던 한 친구도 남겨두고 왔다. 그녀에게 모자를 찾으면 가지고 있어달라고 부탁까지 하면서. 그 친구가 호텔을 떠나가면서 그는 영영 아내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지만 그것 또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과거는 과거로 남겨두라는 아내의 메시지였을 것 같기도 하다.


그의 좌절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았던 기억은 좋았던 기억으로 남기고 다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서 잘 살기를 바란다. 다시 봐도 두 남녀의 처음을 바라보는 것은 그 어떤 관계성보다 새롭고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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