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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직딩 Jan 19. 2020

잦은 이직이 흠이 될까요?

이직이라고 다 같은 이직이 아닙니다.


잡호핑족?


잡호핑(job-hopping)족이란, 고액 연봉이나 경력 개발을 위해 직장을 2~3년 단위로 자주 옮기는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3명 중 1명은 스스로 잡호핑족이라고 여긴다고 합니다. 그들은 ‘연봉을 높이기 위해', ‘역량강화와 경력관리를 위해', ‘상사나 동료에 대한 불만'으로 이직을 결정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보통 1년~2년 미만, 6개월~1년 미만의 주기로 이직을 한다고 했고, 3개월 미만의 주기로 이직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보통 기업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특히 경력직 직원을 채용할 때 그동안 어떤 조직에서 무엇을 했는지, 우리 조직에서 왔을 때 어떤 업무들을 할 수 있고, 어떤 성과를 도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봅니다. 이때, 이직이 잦은 사람은 이전 조직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거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쉽게 직장을 옮기는 사람으로 판단해서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부모 세대에서는 한 직장에서 20-30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식이 많이 달라진 듯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조사에서 잡호핑족에 대해 10명 중 6명 이상이 긍정적이라고 답했으며, 그들은 이직에 대해 ‘진취적인 도전'이며 ‘뛰어난 개인 역량'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에 잦은 이직은 ‘신뢰를 쌓기 어렵고' ‘끈기나 참을성이 부족하다'라고 부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얼마 전, 직장에서 같이 일할 팀원을 채용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물론 이직을 자주 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으로 간주될 수 있지만 막상 우리와 함께 일 할 사람을 선택하고자 하니 자주 직장을 옮겨왔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겠더군요. 


실제로 이직이 잦았던 것이 걸렸던 지원자가 있었습니다. 서류 검토 걸과 그동안 해왔던 업무가 우리가 앞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비즈니스의 방향과 일치했으나 한 기업에서 근무했던 경력들이 비교적 짧았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일단, 면접을 진행했고 면접 시 잦은 이직에 대한 사유를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잦은 이직에 대해서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고, 면접자는 짧은 경력에 대해 ‘다양한 직장을 경험하며 오히려 다양한 상사와 사람을 경험할 수 있었으며 그 안에서 자신만의 일하는 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잦은 이직은 더 이상 선택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없더군요.


실리콘밸리에서는 잦은 이직이 채용에 있어서 전혀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자신의 역량과 가치를 키워서 ‘이직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에서도 구성원의 이직에 대해 관대할수록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하기 쉽다고 여기며, 직원들의 자유로운 이직을 허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의 혁신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의 유연성의 키를 회사가 아닌 조직 구성원이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는 것이죠. 조직 구성원들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가는 것이 곧 실리콘밸리의 혁신의 비결이기도 하고요.


실리콘밸리의 역할 조직은 각 역할을 맡은 전문가들이 결정권을 가지는 조직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결했다. 즉 직원들에게 제대로 된 몸값을 주는 것과 동시에, 이들이 회사에서 받는 보상이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p.50
내 커리어를 위해 일을 하면, 그 긴 여정을 위해 쉴 때는 쉬어야 하고 일할 때는 내가 가진 재능을 확실히 투자해야 한다. 회사가 재미없고 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일을 계속 시킨다면, 커리어를 생각하는 사람은 떠나는 것이 당연해진다.
-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p.188


`이직 예찬론자` 오를리 로벨 美 샌디에이고大 법대 교수가 말하는 직원들의 자유로운 이직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효과 (출처 : 매경 MBA기사, 2014년 2월 14일자)



물론, 잦은 이직이 무조건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상사와 동료 사이의 불화, 조직 구조에 대한 불만 등으로 인한 잦은 이직은 자신의 커리어에 전문성을 더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직 후에도 동일한 사유로 반복적으로 퇴사할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이직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입장에서는 잦은 이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보통 1년 미만 근속 연수에 대해서는 ‘입사해도 오래 근무하지 않을 것 같고’, ‘조직 적응이 어려울 것이며 ’, ‘책임감 부족하거나 인내심이 부족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업무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다른 조건이 뛰어나더라도 근속연수가 짧은 사람들은 최종선택에서 우선순위에 밀리는 경우도 많다고 하고요. 


이직을 위해서는 연봉 상승의 기회, 자신의 커리어와 전문성을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업무, 최종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발판이 되는 기업으로의 이직 등 합리적이고 분명한 목표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이직을 하기 전에 현재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이해, 본인이 도출한 성과 등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자문해보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직의 역할 또한 바뀌고 있습니다. 더 이상 조직에 대한 로열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평생을 조직을 위해 충성하고 헌신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직장은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개인이라면 하지 못할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조직은 구성원에게 시간과 연봉, 자금과 인프라를 투자해서 낮은 확률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역할이 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어떤 회사가 좋은지에 대한 고민보다 나의 장단점이 무엇이고,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나타낼 수 있는 개인 브랜딩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간다면 오히려 많은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잦은 이직도 또 하나의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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