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가수 조성모가 부른 노래 '가시나무'는 위의 가사로 시작합니다.
가시나무 가사 속 주인공을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가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내 마음도 앙상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그 사람의 내면에는 헛된 바램과 어쩔 수 없는 어둠이 가득하고, 스스로 이길 수 없는 슬픔으로 가득차서 바람이 불기만 하면 메마른 가지가 부대끼며 울며, 쉴 곳을 찾아 날아온 어린 새들도 찔려서 날아가기도 하며 외로움에 괴로움까지 더해집니다.
비단 가시나무 노래 속 주인공 뿐일까요?
직장인으로, 한 사람의 아내로, 한 아기의 엄마로, 또 부모님의 딸로 살아가는 저도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음이 오락가락합니다. 선택의 순간이 되면 갈피를 잡지 못해서 망설이게 되고, 타인의 말 한마디와 사소한 행동에 마음이 상해버리기도 합니다. 어깨에 뽕이 한껏 들어갔다가도 한 순간에 자존감이 바닥을 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쉬이 잠들지 못하며 보낸 밤이 부지기수입니다.
지난 내 행동을 떠올리며 어제 밤에도 이불킥을 날렸던, 스스로도 잘 알 수 없는 나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있습니다. 가시나무 노래 속 주인공에게도 한 권 선물해주고 싶군요. 바로 '로버트그린의 <인간본성의 법칙>'입니다.
'난 늘 이성적이고 의식적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며 행동하려 합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그 상황에서 그 말을 한게 적절했을까'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올 때가 많습니다.
로버트 그린은 이 책에서 우리의 행동이 대부분 의식적이고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다양한 힘, '인간의 본성'에 지배 당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역사 속 인물들의 사례를 들어 인간의 본성을 해석한 법칙과 이 것을 삶에서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방법을 제시합니다.
더불어, 인간 본성의 법칙을 알고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을 해독하게 된다면
쓸데없이 기운을 빼는 감정기복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것이고
사람들이 내보내는 여러 신호를 능수능란하게 해석하여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잘 판단하게 될 것이며
정서적 상처를 주는 독버섯 같은 사람들을 대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생각을 앞지를 수 있고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진짜 지렛대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그만큼 앞으로의 인생이 수월해질 것이며
내 안에 인간 본성의 힘이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는지 깨달아서 나의 부정적 패턴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고
타인에게 공감하는 사람이 되어 주위 사람과 더 깊고 만족스러운 유대관계가 생길 것이며
나 자신의 잠재력이 달라보여서 내 안의 더 높고 이상적인 자아를 자각하고, 그것을 끄집어 낼 수 있을 것
이라고 책의 서문에 자신있게 딱! 제시하고 시작합니다. 이 또한 인간 본성을 자극한 것인지 책장을 빨리 넘기고 싶게 만들더군요.
9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 한번에 모두 내 것으로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책장에서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외부에서 불어대는 바람에 내 생각과 마음이 흔들릴 때
내 앞에 서있는 상대방이 이해되지 않을 때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은데 자존감이 낮아질 때
자꾸 비교하게 되어 시기심이 생길 때
직장생활에 회의감이 들 때
타인의 성장을 돕고 싶을 때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때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을 때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을 때
꺼내 읽어보려 합니다.
앞으로 제게 <인간 본성의 법칙>은
언제든 꺼내먹으며 내면을 배부르게 하는 든든한 한끼의 식사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따뜻한 선생님
내가 흔들릴 때마다 정신차리게 만들어주는 냉정한 경종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주는 시원한 사이다
같은 존재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 성장판 독서모임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