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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싱글라이프에게 필요한 것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요즘 매일 뉴스에서 듣는 AI 챗지피티한테 다음과 같이 질문을 던졌다.


50대 여성 싱글라이프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3가지를 알려줘?


나의 질문에 챗지피티는 다음 3가지라고 답변한다. 

1. 건강과 웰빙

2. 재정적 안정과 계획

3. 사회적 연결과 개인적 성장


 맞는 말이다. 


그럼 반백살 싱글언니인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챗지피티가 알려준 것처럼 나에게도 이 세 가지 모두 현실적으로 중요하다. 싱글라이프에겐 돈, 건강, 그리고 커뮤니티 없이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외롭고 슬픈 일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중에 내가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은 '건강'이다. '건강'이란 키워드 없이는 다른 두 가지를 상상할 수 없다. 


나이가 듦에 따라 하루하루 몸이 달라진다. 20대, 30대, 40대 그리고 50대 나의 몸. 혼자였어도 젊었을 때는 깡으로 버티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음은 원하지만 나의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게 사실이다. 


내 몸을 내가 혼자 스스로 제어할 수 없다는 것. 어떤 때는 초라하기도 하고 가끔 슬프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왜 어르신들도 기저귀가 필요하다는 것 지금은 공감이 된다. 특히 재채기나 웃을 때 내 맘대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것 슬픈 현실이다. 


이 진리를 깨달은 것은 40대 중반이었다. 그래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한마다로 생존운동으로 시작한 것이다.


원래 나와 운동은 원수처럼 상극관계이다. 학창 시절 때도 체육은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었다. 그래도 그때는 시간표에 '체육'이라는 과목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했다. 그 이후 20년 넘게 운동이란 것 하지도 않았고 나에게 필요 없는 것. 그리고 시간낭비인 것 같았다.


이랬던 내가 운동으로 시작한 것은 '수영'이다. 내가 수영으로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건강검진 문진표에 나오는 약간의 심장이 헐떡일 정도의 운동이 필요해서

2. 헬스장에서 그냥 뛰는 것이 싫어서

3.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수영으로 자기 관리를 해서


50대 여성에 수영이 좋은 이유를 챗지피티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1. 관절에 부담이 적음.

2. 전신효과 운동

3. 스트레스 해소


맞다. 수영은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며 헉헉거리면서 뛰지 않아도 똑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헬스장 대신 수영장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수영을 시작한 것이  벌써 7년이 다 되어간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수영을 잘하지 못한다. 여전히 초보자 같은 중급반 학생. 킥판 잡지 않고 물 위에 뜨는 것만 6개월이 넘게 걸렸다. 그만큼 나의 운동신경은 둔했다. 지금도 여전히 잘하지 못한다. 수영강사쌤이 하는 말도 어떤 때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나를 보면서 자유수영 때 옆에 계신 분들이 가끔 훈수를 하신다. 그런데 수영쌤이 알려줘도 잘 못하는데, 어르신들이 하신 수영방법은 더 이해를 못 한다. 그냥 웃어넘길 뿐. 그분들도 못 알아듣는 내가 답답해서 웃고 나도 웃는다.


그런데 반백살이 넘은 내가 한 가지를 몇 년 넘게 꾸준히 한 것은 '수영'밖에 없다. 코로나 기간 2년을 빼면 그래도 5년 넘게 즐겁고 지속적으로 한 나 자신이 대단하다. 한 가지를 시작해서 1년 넘게 계속 이어간 것이 없다. 그런데 운동을 원수처럼 생각했던 내가 여기까지 온 것은 칭찬할 만하다. 


여전히 잘하지는 못하지만 심장이 헐떡이는 운동을 하면서 나의 체력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작년 6월까지 계속 초급반에 있었다. 수영쌤이 중급반에 가라고 한다. 계속 고민하는 나에게 목표량을 조금 늘리라고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준다. 이 한 마디에 7월부터 중급반에 가서 수영을 하는데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수영쌤이 바뀌어서 적응하기도 힘들었지만 체력이 딸려서 힘들었다.


원래 수영 반바퀴 25m 하고 쉬면서 수영장 언니들과 약간의 수다타임을 가졌었는데 중급반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 기본은 쉬지 않고 2바퀴. 100m를 쉬지 않고 수영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숨차고 힘들고...


그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것이 가능하다. 6개월 전에 수영쌤이 말했던 것처럼 목표량이 어쩔 수 없이 늘어났지만 그만큼 나의 체력도 좋아진 것이다.


그런데 나 혼자 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옆에 나처럼 못하는 분들이 같이 하니까 나도 할 수 있었다. 혹한 수영 끝낸 뒤 샤워실에서 모두들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운동할 때는 힘들지만 끝나고 나면 시원하고 개운해서 좋아.
이 맛에 운동하는 거야. 그리고 같이 해서 하는 거야.


맞다. 나 혼자라면 수영을 이렇게 오래 못했을 것이다. 내 옆에 나와 비슷하게 못하지만 그래도 같이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혼자가 아닌 '같이' 즐겁게 운동을 하면서 각자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다.

챗지피티가 그린 그림

나는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했기에 '수영'이란 종목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챗지피티의 답변처럼 50대 싱글라이프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과 연결도 중요하기에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돈'도 따라오는 것이다.


챗지피티의 답변처럼 50대 싱글라이프에게 중요한 것은 '건강', '소통', '돈'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것들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24년이 시작된 첫 주에 나는 건강을 위해 '수영'을 찾았던 것처럼 또 다른 것을 찾기 위해 고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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