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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보내는 신호, 그리고 나를 돌보는 법

내가 나를 돌보는 새로운 공식

연휴가 되면 여유가 넘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기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시간은 흘러가고, 나를 돌보려는 계획은 자꾸만 뒤로 밀린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본다. 이토록 바쁘게 살아가는 와중에도 몸이 꿋꿋이 버텨주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솔직히 몸이 예전처럼 극도로 지친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도 피로가 풀리는 속도는 한없이 느려졌다. 아마 나이가 들어서일지도, 아니면 그동안 쌓인 피로가 나도 모르게 깊어진 탓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그 비싼 면역 주사를 맞기도 하고, 피부 회복을 위해 고가의 시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기대만큼 완벽하지 않았다. 목 주변에 혈점이 다시 생기고, 피부과 의사조차 "그냥 면역력이 떨어진 거죠"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이렇게 애써도 몸은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저 지금 이 순간을 버텨주는 내 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제는 내 몸의 신호를 조금 더 세심히 살피기로 했다. 최근에는 먹는 것을 조절하고 있다. 그동안 피곤하다는 핑계로, 아니 피곤을 잊기 위해 편의점 도시락과 배달 음식을 의지했다. 배고프지 않아도 혹여 빈속 때문에 속이 뒤집어질까 걱정되어 억지로 먹기도 했다. 그런 내가 지금은 과식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여전히 잊을 수 없는 경험이 있다. 지난 9월 서울 한국청소년진흥원에서 하루 종일 강의를 한 뒤 바로 부산으로 이동했던 날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길이 이토록 멀고 고된 여정일 줄은 몰랐다. 시간에 쫓겨 저녁도 거르며 무작정 달렸고, 부산에 도착했을 때는 자정이 다 되어 있었다. 피곤함에 짐을 풀고 그대로 잠이 들었는데, 다음 날 아침 빈속에 커피를 마신 것이 문제였다. 진한 커피 두 잔이 빈속을 뒤집어 놓았고, 속이 메스껍고 몸은 부들부들 떨렸다. 겨우겨우 부산지방우정청에서 강의를 마쳤지만, 그날 이후 나는 저녁을 굶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지친 나를 돌보는 공식, 생성형 AI로 만든 영상, 챗GPT강사 강성희

그런데 이제는 반대로 과식이 문제였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 가능한 저녁 시간은 수영하는 시간으로 두고 다른 것 하지 않는다. 수영 후 특히 수영 강습 후에 내 몸은 항상 허기저있다. 그럴 때마다 집으로 오늘 길 편의점 도시락은 진짜 꿀맛이다. 과하지만 다 먹는다. 그리고 바로 잠들어 버린 것이 내 속을 망친듯하다.


목 주변 혈점의 원인을 퍼플렉시티에 찾아보게 되었다. 인터넷은 ‘소화불량이나 식도염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제야 나는 밤에 먹은 편의점 음식과 배달 음식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새해의 나만의 목표는 건강을 되찾는 것이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몸이 회복하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매일 실감한다. 그렇다고 불평만 할 수는 없다. 나의 하루는 강의라는 에너지 넘치는 시간들로 채워져 있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배움에 기여하는 일은 내게 큰 보람이지만, 동시에 내 에너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니 내 몸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돌아보면,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은 그 자체로 소중한 메시지였다. 조금만 귀 기울이면 알 수 있었다. ‘너무 무리하지 마’, ‘쉬어가도 괜찮아’, 그리고 ‘너 자신을 더 사랑해’. 나는 이 신호들을 이제서야 받아들인다.

올해는 나를 조금 더 아껴보려 한다. 피곤하면 쉬고, 지치면 먹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숨을 고를 것이다. 내 몸과 마음을 잘 돌본다면, 나의 계획은 결코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 사실이 내게 희망을 준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이렇게 다짐한다. 내가 가르치는 사람들처럼 나 자신에게도 따뜻하고 다정한 스승이 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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