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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8 | 아루감베이 피넛 보이 (2)

피넛 보이와 올리스의 삶을 바꾼 것

by 꽃보라 꽃목수

Ep.07 | 루베이 피넛 보이 (1)

생필품, 식량을 야무지게 담는 아루감베이 피넛 보이

▼ Ep.07 | 아루감베이 피넛 보이 (1)편

https://brunch.co.kr/@lankademia/19


“우리도 전에 피넛 보이 얘기를 듣고, 아이를 만나 사비로 식량과 생필품을 사줬어. 며칠 후 피넛 보이가 길에서 우리가 사 준 식량과 생필품을 되파는 모습을 봤어. 크게 혼낸 후 피넛 보이를 은행에 데려가 통장을 만들어 주고, 나랑 마파스가 친구들과 조금씩 돈을 모아 피넛 보이 계좌로 보내줬어. 그런데 여전히 학교엔 안 나오고 계속 해변가를 돌아다니며 외국인에게 돈을 달라고 하더라고. 소문엔 아빠나 삼촌에게 술을 사다 준다는 거야. 그래서 지원을 딱 끊었어. 이번에 사준 식량과 생필품은 제대로 피넛 보이와 가족에게 가기만을 바라야지.”


올리스의 얘기를 듣고 만감이 교차했다. 금세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눈으로 우리에게 정말 좋은 사람이라며 연신 고맙다고 했던 피넛 보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스리랑카에서 3년째 매년 한 달 이상씩을 살며 현장을 좀 알아간다고 생각했는데, 피넛 보이의 말과 행동에 속아 식량과 생필품을 사줬던 내가 너무 순진해 보였다. 정말 화가 났던 건, ‘현장에서 50달러의 큰돈이면 우리 학교 아이들 중 가정 형편이 특히 어려운 아이들, 보호자 없이 혼자 사는 10대 청각언어장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많이 사 줄 수 있는데!'라는 후회가 계속 남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후원금이 아닌 사비로 지원했다는 사실뿐이었다.




2.jpg 코인트리 스리랑카의 올리스 지부장, 그는 코인트리 꽃부자한영준 대표님의 후원 아동이었다.

올리스는 ‘교육만이 가난이라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한다. 올리스가 국제구호단체 코인트리의 꽃부자 한영준 대표님을 처음 만났던 건 2010년, 13살 때다. 전 세계를 공정 여행(로컬 주민들과 상생하며 하는 여행, 예를 들어 여행하며 밥을 먹을 때 맥도널드가 아닌 지역 주민이 하는 작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여행하는 방식)하다가 우연히 스리랑카 아루감베이 해변가에 온 우리 대표님(당시 자칭 ‘꽃거지 한영준’)과 이제 막 26년간 내전과 2009년 사상자 100만 명을 낸 쓰나미를 겪은 스리랑카 아이 ‘올리스’가 만난 거다.

3.jpg 2010년, 13살의 올리스. 꽃부자한영준 대표님과 처음 만났을 때 모습.

꽃부자 한영준 대표님은 당시 두 달 정도 더 머물며 올리스에게 수학과 영어를 가르쳐줬고, 학용품을 사주고 떠났다. 함께 하는 시간 동안 대표님은 올리스의 총명함을 알아봤고, 떠난 후 개인적으로 꾸준히 올리스에게 학비를 후원해 대학에 보냈다. 좋은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올리스 앞엔 또 다른 세상과 수많은 선택지가 놓여 있었다. 큰 도시로 가서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고, 단기간에 큰돈을 벌기 위해 해외 취업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올리스는 그가 나고 자란, 스리랑카에서도 인프라가 열악하고 차별받는 소수 민족이 사는, 자신의 고향 마을 ‘아루감베이’로 돌아왔다. 그는 이 마을에서 거의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한 청년이었다.

4.jpg 2018년, 올리스는 코인트리 스리랑카의 첫 학교인 '아루감베이 아카데미(사설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저는 아주 가난한 마을에서 살아서
가난함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의미인지 잘 알아요.

저처럼 빈민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갖도록 해주고 싶어요.
아이들도 배우면,
가난이라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으니까요.”


2018년 코인트리 스리랑카는 이렇게 시작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올리스는 꽃부자 한영준 대표님에게 ‘아루감베이에서 코인트리 학교를 한번 운영해보고 싶다’며 뜻을 밝혔다. 후원 아동 ‘올리스’와 후원자 ‘꽃부자 한영준’ 대표님은 이제 함께 일하는 동료가 되었다. 올리스는 코인트리 스리랑카의 증거다. 교육이 있는 곳에 희망이 싹 틀 수 있다는 증거.

5.jpg 2018년, 코인트리 스리랑카의 설립 멤버 (올리스, 꽃부자한영준 대표, 그리고 맨 오른쪽의 마파스)

또 다른 희망의 증거는 마파스다. 올리스를 처음 만났던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코인트리의 꽃부자 한영준 대표님과 꽃지기 김경미 부대표님은 종종 스리랑카 현장에 왔는데, 어릴 때부터 올리스의 제일 친한 친구인 마파스도 자주 만났다(사실 마파스가 올리스보다 2살 형이다).

277759745_7620859357939152_6838340498535245260_n.jpg (좌) 자립 지원을 받은(대표님, 부대표님이 키운) 스리랑카의 '희망의 증거들'. 싸지, 마두, 마파스, 올리스

마파스의 성실함과 정직함을 알아본 꽃지기 김경미 부대표님은 소중하게 모은 비상금을 털어 성인이 된 마파스에게 중고 툭툭(삼륜 택시)을 사줬다. 작은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제한적이라, 마파스에게 툭툭을 지원해 툭툭 기사로 생계를 유지하도록 도운 것이다. 2018년 코인트리 스리랑카 지부가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하며, 마파스는 우리 학교와 지부의 운영, 학용품 등 수송(logistics), 재정 업무를 맡았다. 꽃지기 김경미 부대표님이 지원한 툭툭은 이제 마파스와 함께 지역 내에서도 가장 깊고 좁은 곳을 찾아가는 구명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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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기 김경미 부대표님이 비상금을 털어 마파스에게 선물한 툭툭. 마파스와 함께 가장 깊고 좁은 곳을 찾아가는 구명정이 됐다.




7.jpg 특수아동(장애아동) 아카데미에 다니는 '하자라'와 올리스

아루감베이 해변가 마을을 돌아다니던 12살 피넛 보이와 13살 올리스의 삶은 똑같았다. 빈민 가정에서 자랐고, 가족들의 지원은 부족했다. 둘의 삶을 180도 바꾼 건 교육이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피넛 보이는 매일 해변가를 돌아다니며 땅콩을 팔고, 관광객에게 돈을 요구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교육을 받고 대학까지 졸업한 올리스는 인생에서 많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었고, 국제구호단체 코인트리에서 급여를 받으며 학교 3곳을 총괄하는 지부장이 되었다. 후원받은 물품을 거리에서 되파는 일과 어렵게 번 돈을 가족에게 술값으로 전달하는 일을 두고, 피넛 보이는 (자신의 생계, 안전, 오늘을 위해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일 수 있으나)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생각마저 못 할 수 있다. 올리스는 잘못된 일이고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판단한다. 실제로 올리스와 같은 동네,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친구들 중엔 잘못을 저질러 감옥에 간 사람도 있다. 배움은 한 아이의 삶을, 아이가 경험하고 바라보는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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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한 아이의 삶을, 아이가 경험하고 바라보는 세상을 바꾼다.

코인트리가 스리랑카, 볼리비아, 멕시코에서 학교를 운영하는 이유다. 교육지원은 긴급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일만큼 단시간에 뚜렷한 성과가 나오는 사업이 아니다. 코인트리 학교에서 한 아이를 교육시켜 좋은 어른으로 성장시키기까지 짧게는 5년에서 15년 이상 걸린다. 가장 중요한 건 ‘지속성'이다. 지속적인 후원으로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코인트리는 물론 후원받는 아이와 후원자님 모두에게 꾸준함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열매를 맺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열매 하나가 퍼뜨릴 수 있는 영향력은 무궁무진하다.


꽃부자 한영준 대표님은 13살 아이 ‘올리스’ 1명을 후원했지만, 지금 올리스는 코인트리 학교 3곳에서 140명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우리 학교에서 올리스처럼 140명을 도울 수 있는 아이 1명이 더 나온다면, 그 아이가 또 다른 140명 아이들을 키울 수 있다면. 꾸준함으로 맺은 열매는 얼마나 많은 사람의 갈증을 해소하고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는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열매의 씨앗이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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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트리, 꽃부자한영준 대표가 설립한 볼리비아(2014), 스리랑카(2018), 멕시코(2019) 희망꽃학교. 설립 당시 모습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의 관심이 필요하다는데, 지금 코인트리 3개국 학교에선 450명 아이들이 공부하고 급식을 먹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꾼다. 12,000여 명의 후원자님과 함께 빚어낼 예쁜 열매들이 기대된다. 그래서 코인트리는 교육에 집중한다. 스리랑카, 볼리비아, 멕시코 현장의 모든 직원과 선생님이 한 아이라도 더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부모를 설득하고 가정방문을 하며 상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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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코인트리 볼리비아 희망꽃학교와 기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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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코인트리 멕시코 희망꽃학교와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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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코인트리 스리랑카 희망꽃학교 3곳의 아이들



코인트리의 한국인 직원 4명 (꽃부자, 꽃지기, 꽃목수, 꽃보라)이 가장 몰두하는 업무가 있다. 3개국 학교에 한 아이가 왔을 때 앉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 쓸 수 있는 연필과 공책, 먹을 수 있는 급식과 간식, 친구들과 수업받을 수 있는 교실, 양질의 수업할 수 있는 선생님을 제공하는 일이다. 물론 다 코인트리 꽃주주(후원자)님이 만들어주시는 거다. 우리에겐 코인트리 아이들과 함께, 꾸준히 함께해 주실 수 있는 꽃주주님을 찾는 사명이 있을 뿐.


같이 열매를 맺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아이들의 세상을 바꾸는 멋진 일을 함께 하고 싶다. 하루 100원, 한 달에 3,000원 후원으로 코인트리 볼리비아, 멕시코, 스리랑카 희망꽃학교 아이들의 교육을 지원할 수 있다.


아이가 배워서 다른 100명의 아이를 돕는 어른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분명히 배움은 한 아이의 세상을 바꾼다. 3,000원 후원으로 꾸준히 함께해 주실 수 있는 코인트리 꽃주주님이 되어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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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트리 꽃부자 한영준 대표, 꽃지기 김경미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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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트리 꽃보라 홍선혜 본부장, 꽃목수 한형종 사무국장
빈민 지역 아이들의
세상을 바꾸는 멋진 일,

우리 함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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