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기분은 좋더라
책 '학교의 회색 풍경'을 한 권으로 완성한 후, 4곳의 출판사에 투고를 했다.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성한 일. 그리고 직접 출판사에 투고하기. 모든 것이 나에게는 처음이었다. 지금 브런치에 올려진 원고들은 모두 초고들이며, 지금은 여러 번의 탈고를 거치면서 꽤나 다른 글이 되었다.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그것을 끝까지 마친 이 경험 자체, 그리고 그 결과가 잘 되지 않고 있는 현실. 이 모든 과정들이 나에게는 큰 의미를 주고 있다.
4곳의 출판사에 투고를 했는데, 지금까지 3곳으로부터 거절 메일을 받았다. 비교적 대형 출판사들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내 글이 세상에 책으로 만들어 질 만큼 대단하지는 않다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크게 아프진 않았다. 오히려 짧지만 예의를 갖추어 작성된 거절 메일을 보면서 '그래도 내 원고를 살펴보긴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
거절의 메일을 보고, 처음에는 똑같은 문장을 복사에서 붙인 글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럴수도 있다. 실사 그렇다고 해도, 나는 그 공손한 표현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메일에 쓰여 있는 글자들은 내가 어떻게 생각해도 변하지 않는다. 그 글들 안에 진실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내가 앞으로 쓸 글들에 힘을 보태는 일이다.
일단 브런치에는 지금까지 완성한 원고를 일부 간추린 형태로 연재를 완성하려 한다. 조용하게 들어와서 읽어주시고, 때때로 라이킷을 누르는 수고까지 해 주시는 분들에게는 늘 깊이 감사하고 있다.
글을 쓰고 또 쓰다 보면, 조금씩이라도 지금보다 가치로운 글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내 스스로에게 작은 기대를 품어 본다. 앞으로 받을 거절의 메일들이 내 앞에 켜켜이 쌓여 있겠지만, 그래도 쓴다는 일 자체에 의미를 둔다.
오늘도 내일도 써내려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