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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기

학교의 회색풍경을 '학교의 균열'로

by 소소인

학교의 회색풍경 원고는 보기좋게 내가 투고한 모든 출판사로부터 퇴찌를 맞았다. 당연했다. 세상 일이라는 게 그렇게 한번에 풀리던가. 게다가 출판사에는 내노라 하는 작가들의 글이 하루가 멀다 하고 쌓이고 있을 터.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아까웠다. 피땀 눈물을 쏟아부은 원고가, 그리고 아이디어들이. 그래서 다시 쓰기로 했다. 딱딱한 논설문 같은 글들을 사람 냄새가 나는 에세이로 재탄생 기키기로 했다. 이른바 '리라이팅'.


3개의 챕터를 작성했고 아내에게 검토를 부탁했다. 아내는 글을 읽으면 여지없이 하품을 하는 사람이다. 아내의 하품은, 내 글의 대중성을 판가름하는 중요 잣대다. 예전의 글들은 아내로 하여금 최소한 3번의 하품을 하게 했다. 이번 리라이팅한 글들은 하품 횟수가 1번 이하로 줄거나, 아예 없기도 했다.


이정도면 장족의 발전이다.


출판은 되지 않았어도 나는 책 한 권을 완성해 본 사람이다. 이것만으로도 지난 몇 달 간의 시간은 의미있었다. 다시 쓰자. 그리고 다시 투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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