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제와 같았다.
출근해서 1교시, 2교시, 3교시.
발표 수행평가를 하는 날이다. 명백하게 gpt가 조합해 낸 글자를 휴대폰에 옮겨 와서 그대로 읽고 들어가는 아이들. 이것이 어제와 같은 오늘의 일상이 된 학교.
그 무엇도 이루어지지 않은듯 한 교실의 발표수업. 생각할 줄 아는 인공지능에게 생각의 노고를 빼앗긴 아이들의 허탈한 언어가 교실을 가득 채운다.
그마저도, 프롬프트에 주제를 넣고 복사해 읽는 것 조차 준비되지 않았다는 학생들에게
'최저점이야'
라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현실도. 어제와 같다. 생각이 필요하고 글쓰기의 고통과 말하기의 떨림을 감내해야 한다는 말은, 오늘 교실에서는 '꼰대의 핀잔'이 되어버린 걸까.
스마트폰 없이 말하지도 못하면서 말할 줄 모른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현실이. 어제와 같다.
오늘도 평화롭다. 학교. 어제와 같으니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