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고 신기한 일
때로는 글을 쓰는 일보다 읽는 게 더 어려울 때가 있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내가 모르는 장소에서, 내가 모르는 어떤 생각을 풀어낸 것이 글이다. 그 글의 내용과 흐름을 따라가는 건 낯선 장소에 처음 발을 내딛는 일과 비슷한다. 나는 그 과정이 느린 편이다.
종종 브런치에 글을 써서 올리면 - 내 기준에는 - 많은 분들이 라이킷을 눌러주신다. 어떻게 알고 들어오셨을까. 어떻게 읽으셨을까.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많은 것들이 궁금하지만, 그 호기심들은 모두 한번의 클릭으로 요약된다.
라이킷.
참으로 신기한 버튼. 라이킷.
텍스트가 죽어간다는 이 시대에, 굳이 발품을 팔아 보잘것없는 내 글에 찾아와 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이다. 나 역시 부지런히 읽고, 때로는 그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는 게 죄송스럽다.
라이킷.
나는 이 버튼이 세상을 향해 힘겹게 내놓아진 글에 대한 하나의 위로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이 글을 읽었어. 그리고 좋아했어.'
라는, 이 두 문장을 전달 해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누르지 않아도 될 버튼,
라이킷.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