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 그리고 첫 마음
가파른 산모티
허름한 담장 따라
굽어 피던 개나리 생각납니다.
말간 꽃망울 좇아
멈춰 선 그곳-
새 하얀 햇살
빨랫줄에 털어 말리던 당신이 있습니다.
기웃하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찰커덕 닫히는 놀란 대문 소리-
떨리는 가슴, 아쉬움에
먼발치 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뉘엿 길- 어진
낮 그림자 그늘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꼬깃한 편지 하나 떠오릅니다.
그 해 봄
추적한 빗 자락에 젖어
얼룩으로 번져버린
기억 한 귀퉁이
주인 없이 맴도는 사랑이 있습니다.
지금도 개나리는
담장 모퉁이 돌아 돌아
피어나겠지요.
첫사랑
첫 마음
'처음'은 그런가 보다.
요즘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한참을 잊고 살았던 연애세포가 몽글몽글 살아나는 기분을 느꼈다.
정확히 얘기하면
연애세포라기보다는
슬프고, 기쁘고, 화나고, 행복해하는 감정 세포들이 살아나는 기분.
立冬입동이 지나고도
가을의 끝자락에 머물러 있는 2022년 11월-
기억도 나지 않은 먼 기억에 기대서
잠시 설레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