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 한 해 살이 풀이었으면 좋겠다
흰 눈을 기다렸던
애타는 마음
다- 태우고
봄이 찾아왔다.
하얗게 지웠으면 했던
얼룩진 마음
하얀 눈으로 덮이기도 전에
초록 새순이 먼저 돋았다.
한 해 살이 풀이었으면 좋겠다.
여러 해
견디고 또 견디면
더 커지고 단단해지기야 하겠지만
긴 세월 쌓아온 아픔의 기억
다 이고 지고 살아가기
내 마음 주머니 너무 작아서
한 해 살고 하얗게 지우고
다시 새로운 한 해 시작할 수 있는
한 해 살이 풀이었으면 좋겠다.
씨앗을 품지 못하면
그걸로 그만-
그래서
남는 미련이 있다면
그것도 내 몫 이리라.
봄의 끝자락...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다.
그러고 보니 이번 겨울 부산에는 제대로 된- 아니 제대로 안된 눈도 오지 않았다.
눈이 뒤덮인 풍경을 보면 곱지 않은 것이 없다.
하얀 눈으로 지우듯이 덮어버리면 미운 것도 다 감춰진다.
그런 마음으로 겨울이면 눈이 귀한 부산에서 눈을 기다리곤 한다.
살다 보면 삶이 힘겨울 때가 있다.
그 무게가 너무 무거울 때가 있다.
또, 그런 힘겨운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 힘겨움, 무게, 기억을 거름 삼아 점점 더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하겠지만
가끔 그냥 이만큼만 어른이 되고 싶을 때가 있다.
한 해 살이 풀이 봄을 기다린다는 것이
'패러독스' 같지만......
철없는 아빠 LAO JuNE은 그런 한해살이 풀을 부러워해보는
스치듯이 봄이 지나가고 있는 봄의 끝자락
여름의 초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