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노릇
poem | 오늘은 아빠인 게 너무 힘들어 아빠를 찾아갑니다
by
LAO JuNE
Sep 27. 2022
나는 아빠입니다.
오늘은 아빠인 게 너무 힘들어
아빠를 찾아갑니다.
먹는 게 왜 이렇게 시원찮냐며
아빠가 건네주는 반찬을
건성으로 오물거리는
지금
나는
아들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아들일 수 없는
부쩍 나이 든
아빠를 바라보다
나는 영원히 아들일 수도 있기를
욕심부려 봅니다.
저녁나절 잠시 방황했던 나는
늦지 않게 다시 아빠가 되어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빠 노릇
참... 신나는 일입니다.
노릇 [명사]
1. 그 직업, 직책을 낮잡아 이르는 말.
2. 맡은 바 구실.
3. 일의 됨됨이나 형편.
[유의어] 값, 구실, 꼴
네이버 국어사전을 검색해보니.... 음... 노릇이란 단어의 뜻이 저러하다.
낮잡아 이르는 말... 맡은 바... 구실... 됨됨이나 형편.
그래서 아빠 '노릇'이란 말을 빌렸다.
가끔 힘들고, 자주 지치고 또 방향을 잃고 제자리를 맴돌기도 한다.
그게 나다.
마흔 줄에 들어서고도 이렇게 철없는 아빠를 우찌 할꼬...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아빠다.
자매라도 성격이 제각각이다. 제 언니랑 다르게 애교가 넘치는 둘째-
두 팔 벌려 안아달라고 달려오는 애교쟁이 둘째 잼씨
이른 아침 출근하는 아빠에게 안아주고 가라고... 사랑한다고...
일찍 오라고 신신당부하는 말들이 그렇게 달콤하고 고마울 수가 없다.
내가 또 언제 누구에게 이렇게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아빠가 약속할게!
다음 그다음 또, 그다음 생에도 아빠는 너희들 아빠 할게!
지난 4월 쓰고는 발행하지 못했던 글
.
그 사이 나는 온전한 아빠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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