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하이 지하철을 탈 때면 지하보도나 플랫폼 벽면에서 인공지능 그림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무엇이건 '천하제일'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이처럼 완벽? 한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그림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자부심의 표출일까?
한두 점도 아니고 전철역을 도배하다시피 많은 AI 그림들로 채워 놓은 이유가 뭘까 의아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지폐 사용이 거의 사라진 지금, 바야흐로 중국은 디지털 데이터로 움직이고 통제되는 사회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 영역이 미술을 포함한 예술 전체까지 잠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번 주말에 집에서 가까운 쉬쟈후이(徐家汇)에 있는 천주교 성당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외관이 웅장하고 아름다웠지만 굳게 닫힌 철문이 가로막고 있어 일부러 찾아온 사람들을 실망케 했습니다. 미사 시간을 공지하고 있는 것을 보니 특정 시간 일부 사람에게는 출입이 허용되는가 봅니다.
종교는 인간의 아픈 영혼을 보듬고 어루만져 주고 영생의 기약하게 합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건물일지라도, 심지어 종교적 목적을 가진 곳이 정작 사람의 접근을 허용치 않는다면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공지능 그림을 대하면서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 들며 '예술의 본질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멈추지 않는 상상이 인공지능 성직자가 경전에 교조적 공산주의 이념을 교묘히 희석하여 설파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정신이 아찔해질 지경입니다.